“지금 침묵하면 히틀러 당시 독일교회와 다를 게 없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크라스노고로브카의 그리스도교회 샤렌니이 야로슬라브 목사는 지난 1일(현지시간)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현장 상황을 알리며 한국교회에 도움과 기도를 요청했다. 도네츠크주는 루간스크주와 함께 러시아 침공의 시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중 하나다.

야로슬로브 목사는 “수도, 전기는 모두 끊겼고 식재료는 바닥났다. 식재료가 있어도 조리할 연료조차 없다”면서 안타까운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휘발유를 구입해 발전기를 돌리면서 교회에 모인 사람들은 추위를 피하고 음식을 먹으며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있는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사람들은 무서워하고 또 무서워하고 있다.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과 함께 가장 필요한 건 기도”라고 전했다.

다행인 건 최근 우크라이나 은행이 환전 업무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외교부 지침에 따라 사역지에서 일시 철수한 이창배 선교사는 “은행에 예약하면 달러로 송금한 돈을 현지 화폐로 받을 수 있다”면서 “르비우(리보프)는 최근 구조물품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상태”라며 현지인 동역자가 알려온 소식을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몰도바 국경에서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돕고 있는 소평순 선교사도 메신저로 기도를 요청했다. 소 선교사는 “전쟁이 빨리 종식돼 복음 전파의 통로가 열리고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에 속히 가입될 수 있게 기도해 달라”면서 “고통 중에 있는 전쟁 현장에 식품과 의약품 등이 제공될 수 있는 공급망을 열어주시고 난민을 위한 긴급구호 사역을 통해 주님의 위로하심이 임하도록 기도해 달라”고 말했다.

나자르 야치신씨가 3일 르비우 자택에서 성경을 읽던 중 자신을 촬영한 모습

르비우에 사는 나자르 야치신씨도 3일 페이스북 메신저로 현지 소식을 전했다. 번역가이면서 기독교 서적 출판사를 운영하는 야치신씨는 2012년부터 3년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서 일했다. 그는 “매일 수차례 공급 경보가 울리고 그때마다 지하 방공호로 대피하는 불안한 일상을 살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야치신씨가 출석하는 홀리트리니티장로교회는 피난민을 위한 대피소가 됐다. 그는 “피난민이 쉴 수 있도록 여러 준비를 마쳤고 교인들은 응급처치 훈련까지 받았다. 심각한 폭격을 받은 하르키우(하르코프)에서 온 가족들이 교회에 짐을 풀었다”고 말했다. 교회는 10여개의 침상과 응급처치 약품을 준비했다고 한다.

그는 “지금 세계 교회가 침묵한다면 과거 히틀러에 침묵한 독일 교회와 다를 게 없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며 “러시아 기독교인은 쉬지 말고 잔혹 행위를 고발하고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교회봉사단은 6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한 한국교회 특별기도회’를 연다.

[출처] 국민일보

Previous article시대의 지성 이어령 교수 별세
Next article5분 말씀백신-깨어 있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