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음주의 거목 존 맥아더 목사 별세… 향년 86세

저명한 복음주의 설교자이자 신학자, 작가인 존 맥아더 목사가 7월 14일, 캘리포니아 현지 시각 오후 6시 17분경 향년 86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그의 사역 단체인 ‘Grace to You’는 7월 15일(현지시간) 공식 SNS를 통해 “사랑하는 목사이자 교사였던 존 맥아더가 구세주의 품에 안겼다”며 그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사인은 폐렴으로 인한 입원 직후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1939년 6월 19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맥아더는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의 친척으로도 알려졌다. 그는 아주사 퍼시픽 대학에서 이학 학위를, 바이올라대학교 탈봇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Div.)를 취득한 후 1969년 캘리포니아 선밸리의 그레이스커뮤니티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해 50년 넘게 사역을 이어왔다. 그의 설교는 약 3,300회에 이르며, 400권 이상의 책과 성경 연구 자료를 저술했다.

그는 1986년 ‘마스터스 신학교’와 ‘마스터스 대학교’를 설립하고 오랜 기간 총장으로 재직했다. 맥아더는 성경적 권위와 보수 신학을 강조하며 복음주의 진영 내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지만, 동시에 수많은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대표적인 논란 중 하나는 2013년, 오순절 및 은사주의 교회를 비판한 ‘이상한 불(Strange Fire)’출간과 콘퍼런스 개최였다. 그는 “은사주의 운동은 부패와 거짓 가르침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대해 미국 내 대표적인 오순절 지도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또한 2019년에는 여성 설교자 베스 무어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발언해 성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이에 대해 목회자 맥스 루카도와 여성 기독교인들이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맥아더는 정부의 예배 제한 조치에 강하게 반대하며 대면 예배를 강행했고, 로스앤젤레스시와의 법적 공방 끝에 2021년 주 정부로부터 80만 달러의 소송 비용 보상을 받았다. 그는 당시 “국가는 예배를 중단시킬 권한이 없다”며, 교회는 사회의 필수 기관임을 주장했다.

한편, 그가 담임하던 교회는 여성 성도들의 가정폭력 피해를 경시하거나 오히려 가해자를 두둔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2002년 아동학대 남편과의 이혼을 거부한 여성 성도가 교회에서 출교된 사건은 2023년 전 장로의 내부 고발로 재조명되며, 교회의 기독교적 상담 방식과 기율 절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건강 문제 역시 지속적으로 그를 괴롭혔다. 2023년 신년에는 심장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2024년 하반기에는 폐·심장·신장 질환으로 세 차례 수술을 받았다. 그는 2025년 초 ‘마지막 구간을 달리고 있다’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죽음을 의연히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아내 패트리샤와의 사이에 4명의 자녀, 15명의 손주, 9명의 증손주를 두었으며, 그의 사역과 영향력은 수많은 목회자, 신학생, 평신도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한 복음주의 신학자는 그를 “믿음의 사자”라 부르며 “이제 그의 확신에 찬 존재감 없는 세상을 사는 것이 낯설다”고 추모했다.

김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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