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현지시각) 미국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에이미 코니 배럿(Amy Coney Barret)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시작된 가운데, 보수-진보 진영 간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배럿은 이날 대법관으로서 자신의 역할과 관련, “패소한 측의 입장에서 결과가 맘에 들지 않아도, (판결이) 타당하며 법에 근거한 것이 자문한다”고 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그녀는 “기도의 힘을 믿고 있으며, 이렇게 많은 이들이 나를 위해 기도한다는 말을 들으니 힘이 난다”고 했다.
앞서 배럿 후보자는 11일 성명에서 “법관은 판결을 내릴 때, 자신이 바라는 대로가 아닌 법에 따라 해야 한다”며 “대법원은 정치적 판단을 하는 기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부통령 후보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고의적으로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있다”며 “청문회 개최 결정이 무모하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도 “공화당이 오바마 전 행정부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하면, 보험회사들은 심각한 질환을 지닌 어린이들에 대한 보험 혜택을 거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2년 오바마케어 합헌 판결에서 진보 대법관의 손을 들어준 보수 성향 존 로버트 대법원장을 비판했던 배럿 지명자는 “판사로서가 아닌 학자로서 얘기했을 뿐”이라며 “정책에 대해 말할 기회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나는 오바마케어에 대한 반감이나 개인적 견해가 없다”고 말했다.
해리스 의원은 또 “기후 변화가 우리의 물과 공기를 위협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고 물었고, 배럿 지명자는 “기후 변화는 논쟁적인 사안”이라며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문제에 대해 개인적 견해를 밝히는 것은 사법부의 역할과 맞지 않으니 의견을 표명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은 “부끄러움 없이 낙태에 반대하고 사과 없이 자신의 믿음을 끌어안는 여성을 지명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며 “이러한 생각을 공유하는 모든 젊은 여성들에게 대단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럿 지명자는 인준청문회 동안 1973년의 낙태권 인정 판결이 절대 뒤집히지 않는 판결은 아니라는 견해를 고수했다.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는 15일까지 나흘간 진행됐으며, 상원 임명 동의 투표와 22일 전체 투표를 거친 후 대법관으로 임명한다.
상원 의석 100석 중 53석을 차지한 공화당은 오는 11월 3일 대통령 선거 전 인준을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 민주당 저항이 거셀 것으로 예측된다.
기사제공: 크리스천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