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코티솔(cortisol)이 분비된다.
부신 피질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코티솔은 24시간 리듬이 있어 하루일과가 시작되는 아침에 자연적으로 상승하고 일과를 마무리하는 저녁이 되면 내려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스트레스가 가해질 때는 이러한 24시간 리듬과 관계없이 분비된다.
대사를 촉진하고 혈당량을 증가시킴으로써 스트레스에 저항하도록 신체를 돕기 위해서다. 그러나 코티솔 분비는 ‘양면의 칼날’이다. 자연적인 오르내림 없이 일정하게 분비가 지속되면 염증, 면역기능 저하, 비만, 우울증, 암 등 갖가지 질병 위험이 높아진다.
현재는 혈액, 타액, 소변, 땀 검사를 통해 코티솔 분비량에 관한 초단기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코티솔의 분비량을 24시간 지속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센서가 개발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9일 보도했다.
스위스 로잔 연방공과대학 나노 분자 장치 실험실(Nanolab) 연구팀이 개발한 이 센서는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이다. 이 센서는 민감도가 매우 높은 그래핀(graphene) 전극과 트랜지스터로 만들어져 땀 속의 코티솔 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따라서 코티솔의 양이 적어 검출 한계(detection limit)가 매우 낮은 경우에도 검출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24시간 코티솔 분비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개발된 것은 처음으로 스트레스와 관련된 특정 질환에 관한 정량적, 객관적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로잔 대학병원 내분비내과실장 넬리 피텔루드 교수와의 협력 아래 건강한 사람과 스트레스 관련 질환인 쿠싱 증후군(Cushing’s syndrome), 애디슨병(Addison’s dieases), 그리고 스트레스 관련 비만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 센서를 임상시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코티솔 분비의 생리학적 리듬과 병적인 리듬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코티솔 분비에 관한 실시간 정보는 스트레스 관련 질환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쿠싱 증후군은 부신 과증식, 부신 종양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만성적으로 혈중 코티솔 농도가 과다해지는 내분비 장애이다. 애디슨병은 부신 활동이 저하되어 부신호르몬 결핍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 전문지 ‘커뮤니케이션 머티어리얼'(Communications Materials) 최신호에 실렸다.
한성간 기자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