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친(親)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도네츠크주·루간스크주) 내 특별 군사작전을 선포하고 도시 여러 곳을 전면 타격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사역 중인 한국인 선교사와 현지 목회자가 우크라이나인들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기도를 요청했다. 이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소속 서진택 선교사와 야로슬라브 목사다.
서 선교사는 24일 메신저 인터뷰를 통해 “오직 바라는 건 많은 기독교인이 손을 모아 기도해서 이 전쟁이 속히 종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리키우주에서 사역하는 서 선교사는 12살 때 아버지 서강춘 선교사를 따라 이곳에 왔다. 2009년 아버지가 신종 인플루엔자로 사망한 뒤에도 그의 어머니가 사역을 이어갔다. 서 선교사는 2013년 우크라이나 여성과 결혼했고 이후 GMS의 인준을 받아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사실상 그에게 우크라이나는 고향 같은 곳이다.
서 선교사는 “아버지 묘도 이곳에 있고 아내도 우크라이나 사람이라 우크라이나를 떠날 생각이 없다”고 했다. 이어 현지 사역자의 기도제목을 공유하며 한국교회가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기도제목을 공유한 야로슬라브 목사는 도네츠크주에서 30㎞ 떨어진 크라스노고로브카에서 목회하고 있다. 서 선교사와는 2020년 인연을 맺었다. 당시 서 선교사는 팀을 구성해 두 달에 한 번씩 내전 지역을 방문했는데 야로슬라브 목사의 교회도 그중 한 곳이었다. 지난 5일에도 서 선교사는 야로슬라브 목사의 교회를 방문했다.
야로슬라브 목사는 “상황이 매우 안 좋다. 얼마 전 버스정거장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부상을 당했고 다른 주민과는 연락이 잘 안 된다”고 알렸다. 현지 상황도 설명했다. 폭격당한 마을의 학교와 유치원은 문을 닫았고 전기와 통신 공급도 장애가 있다고 한다.
서 선교사는 “오늘 아침(현지시간 22일 오전)에도 통신 장애가 있었다고 하는데 다행히 저녁에 통신이 연결됐다. 야로슬라브 목사는 2014년 이후 전기가 이렇게 오래 끊긴 건 처음이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돗물은 끊겼고 가스도 2014년부터 공급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야로슬라브 목사는 “주민들은 울거나 공포에 떨고 있다. 다행히 140㎞ 떨어진 슬라뱐스크에 사는 동역자들이 발전기 2대를 가져와 교회에 피난처를 만들었다”면서 “피난처를 찾은 주민들이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차를 대접하고 시편 91편을 읽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시편 91편은 주님이 우리의 피난처이심을 선포한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에 기도를 요청했다. 주민들이 피난처에 오거나 집에 있을 때 부상당하지 않고 발전기로 교회를 따뜻하게 해주며 피난처에서 읽어주는 시편 말씀이 실현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했다. “지금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기도입니다.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출처] –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