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 9일 6조9천억 달러 규모의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지난주 필라델피아에서 예산안을 공식적으로 발표했을 때 바이든 대통령은 “소셜 시큐리티와 메디케어는 변함없이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바이든 예산안의 첫번째 특징은 부자증세안이다. 상위 0.01%의 자산가들에게 최소 25%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이 세금을 ‘억만장자에 대한 최소 세금’이라고 부른다.
특히 연소득 40만 달러가 넘는 개인에 대한 소득세 최고세율도 37.0%에서 39.6%로 올리고. 법인세율은 21%에서 28%로 늘리는 안이 담겼다. 부자증세를 하는 이유는 소셜시큐리티와 메디케어 유지를 위한 것이다. 현재 소셜시큐리티는 한인 이민자를 포함해 6천5백만명의 은퇴를 책임지고 있다.
보스턴 칼리지의 앤드류 애스트루스(Andrew Eschtruth) 교수는 “현재 세율대로 계속 과세할 경우 2035년부터는 소셜시큐리티의 풀 페이먼트가 어려워지는 지급불능 상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예산안의 또다른 특징은 가족 등 사회안전망 강화다. 바이든 행정부 예산안에는 이른바 푸드스탬프라고 불리는 SNAP(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프로그램 확대 및 산모 영양보조 프로그램(WIC program)이 포함돼 있다. 보충 영양 지원 프로그램(SNAP)은 저소득층에 식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월 소득이 1,526 달러인 2인 가족에 자격이 주어진다. WIC 프로그램은 신생아에게 분유를, 임산부에게 식료품을 제공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2인가구 푸드스탬프 수혜 기준을 월소득 1526달러로 낮추고, 일명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ACA)를 무료로 받지 못하는 이른바 커버리지 갭(Coverage Gap)저소득층 가구를 위해 소득기준을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확대됐다가 지난해 추가 공제 혜택이 종료됐던 자녀 세액공제도 기존대로 되돌리는 안도 추진된다.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경우 자녀 1명당 최고 3천600달러의 혜택을 받게 된다.
법사회빈곤센터(CLASP)의 엘리자베스 로워- 바쉬(Elizabeth Lower-Basch) 부소장은 “임산부에게만 적용됐던 메디케이드를 출산 후 12개월까지 산모에게 적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시행됐던 의료보건 혜택이 올해로 종료됨에 따라, 저소득층 가족들의 사회안전망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 예산안대로 통과된다면 저소득층 한인들이 오바마케어 및 푸드스탬프, 메디케어의 혜택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바이든 예산안의 또다른 특징은 국방예산의 대폭 증가다.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한 핵무기 현대화 예산 등 국방 예산에는 8천420억 달러가 편성됐다. 특히 이 가운데 핵 억제력 유지 예산은 377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러시아에 침공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원 및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예산안에는 모든 근로자를 위한 12주 유급 가족 및 의료 휴가도 포함되어 있다. 보육 및 유아 프로그램에 10년간6,000억 달러가 투자되는 등 보육 및 유아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1,600만 명의 어린이가 저렴한 보육 서비스를 받고 400만 명의 4세 어린이가 유치원에 갈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