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9일 민주당과 공화당 간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로 잠재적인 경제 재앙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경제 사다리의 하위 계층에 있는 사람들에게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다.
부채한도란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미국 연방정부가 질 수 있는 빚 총액의 법적인 상한선이다. 미국은 한국 등 대다수 국가와 달리 연방정부의 채무 총액에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액수 한도를 바꾸려면 연방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가장 최근 부채 상한선은 31조4천억달러였다.
그러나 연방정부의 부채 상한선에 도달하여 더 이상 채무를 이행할수 없게 되면 ‘디폴트’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 중심의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경우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또 미국의 부채 증가와 이것이 수백만 명이 의존하는 많은 연방 프로그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예산 및 정책 우선순위 센터의 수석 부사장인 섀넌 버킹엄은 디폴트의 잠재적 결과에 대해 “6,500만 명의 소셜 시큐리티 수혜자와 600만 명의 재향 군인 및 유족이 혜택이 지연될 수 있다. 가족들은 월세 지원, 식량 지원, 육아 지원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버킹엄은 바이든 대통령이 합의안에 서명하기 하루 전인 6월 2일(금) 에스닉 미디어 서비스 언론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만나 “디폴트 상황이 벌어지면 6500만명의 소셜시큐리티 수급자들, 6백여만명 참전용사 등이 혜택을 못받게 되고, 저소득층을 위한 푸드스탬프, 주거비지원, 어린이 의료보험도 정지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SNAP 혜택을 받는 저소득 노인을 위한 근로보고 요건은 50-54 세 사람들의 기아와 빈곤을 증가시킬 것이며, 사람들이 의료비 면제를 받을 수 있지만 그 절차가 까다로워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고 덧붙였다.
초당적 정책 센터의 경제 정책 담당 선임 부국장인 레이첼 스나이더만은 부채 상한선이 세금 감면 이상의 수입 필요성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했다. 스나이더만은 “내년에는 부채에 대한 이자가 메디케이드 지출을 앞지를 것이며, 이는 향후 30년 이내에 가장 큰 연방 지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는 수백만 미국 가정이 의존하는 중요한 사회 프로그램, 군대 방위 지출, 청정에너지 및 교육에 대한 해외 원조 투자가 포함된다.
31조 달러에 달하는 국가 부채는 전체 국채 시장의 약 3분의 1에 해당합니다.
스나이더만은 “미국의 국채를 보유하거나 매입하는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국채에 요구하는 수익률이 높아지면 차입 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그 비용은 납세자가 지불해야 한다. 우리가 채무를 갚기로 약속한 일자까지 갚지 못하는 디폴트(default) 상황이 발생하면 미국 증권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고 전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의 좌파 싱크탱크인 그라운드워크 협력(Groundwork Collaborative)의 린제이 오웬스전무이사는 “부채 상한선은 미래 지출에 관한 것이 아닌, 이미 발생한 지출에 대한 청구서를 지불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부채 상한선 해제는 구조적인 문제로서 예산과 재정 문제에 대한 논의는 대부분 부채 상한선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웬스는 앞으로 10년간 214억 달러의 국세청 예산 삭감으로 인해 실제로는 재정적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이번 합의로 재량 기금은 1년 동안 동결되고 2년째에는 1% 인상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5%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택 지원금이 줄어들고, 유아가 헤드스타트에 갈 수 있는 자리가 줄어들고, 노인을 위한 서비스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오웬스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대국인 미국이 자본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정치적 이유로 디폴트를 방치하고 있다.”며 “이는 그리스와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에서 보았던 위기와는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