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시카고 근교에서 이슬람교도를 향한 잔인한 증오범죄에 의해 팔레스타인계 가정의 6세 소년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집주인인 백인 조셉 추바(71)가 세입자인 팔레스타인계 가족을 습격해 6세 소년이 숨졌고, 소년의 어머니도 크게 다쳤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는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두 피해자가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잔인하게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은 데 이어 벨기에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대원을 자처한 괴한의 총격으로 스웨덴인 2명이 숨졌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내 유대인과 이슬람교도를 향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정 종교집단에 대한 공격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시작되면서 미국내 유대인과 무슬림 등 특정 이민자들에 대한 논쟁과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EMS는 팔레스타인 언론인, 유대인협회 관계자,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를 초빙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및 미국내 이민사회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자체가 종교 분쟁(religious conflict)나 인종 분쟁(ethnic conflict)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언론인 자말 다자니(Jamal Dajani)는 지적한다.
그는 “이번 분쟁은 영토 분쟁(colonial conflict)”이라며 “유대인, 아프간인, 중국인이건 상관없이 자기가 살고 있는 땅에서 내쫓겨 난민이 된다면 분쟁이 일어날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뉴욕 비영리단체에서 활동중인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파틴 자라라(Fatin Jarara) 역시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 대 하마스’라고 규정하는 것을 거부하며 “이번 분쟁은 한 지역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이 강제로 이주당해서 벌어지는 영토분쟁”이라고 동의한다.
미국내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범죄도 우려된다. 다자니 기자는 “트럼프 집권 기간 동안 백인우월주의, 반유대주의, 이슬람 공포증이 확산됐다고 지적한다. 백인우월주의자는 국제적으로 무슨 분쟁이 발생하건 그것을 핑계로 삼아 타인종 타집단을 공격하며, 그 계기가 우크라이나- 이라크 전쟁이건,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일 뿐이라고 지적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버르나디노(CSU San Bernardino) 증오극단주의연구소(Center for the Study of Hate)의 브라이언 레빈 교수(Brian Levin, Professor) 역시 유대인과 무슬림에 대한 혐오에 따른 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 그는 “유대인 공격사건의 가해자들을 보면 백인우월주의자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종교극단주의자, 자칭 정의감에 따른 공격자들”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또 과거 IS(이슬람 국가) 등이 그러했던 것처럼, 하마스 등이 미국내 독자적 테러를 부추길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그는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유대인을 죽이지 않으면 심판의 날이 오지 않으며, 이는 이스라엘 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미국내에서 이러한 범죄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한다.
대학교에서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따른 여파가 일고 있다. 지난 13일 뉴욕 브루클린 칼리지에서는 뉴욕 시의원이 총기를 소지한 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 앞에 나타났다가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영리단체 평화를 위한 유대인(Jewish Voice for Peace) LA지부의 에스티 챈들러(Estee Chandler)는 “당장 UCLA만 가봐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비난받고 있으며, 이들은 교내에서 안전하게 집회를 여는 것 조차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버드대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한 몇몇 학생들이 온라인에서 비난받거나 취업을 거부당하는 것도 비슷한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