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기관인 한국은행 연구진이 국내 최초로 한국 일자리들의 AI 대체 가능성을 분석한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AI와 노동시장 변화’ 보고서에서 직업별 AI 노출 지수를 근거로 “고학력·고소득 근로자일수록 AI에 더 많이 노출돼 있어 대체 위험이 크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대표적인 고소득 직업인 일반 의사, 한의사, 전문 의사, 회계사, 자산운용가, 변호사, 판검사 등이 AI 노출지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 노출지수가 높을수록 AI 상용화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사회적 기술이나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한 성직자, 대학교수, 가수·성악가, 경호원, 점술가, 기자 등은 AI 노출지수가 낮았다. AI 노출지수가 낮은 일자리는 대면 접촉이나 관계 형성이 필수적이라는 특징을 지닌다.
특히 의사는 의학 산업적으로 AI 기술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고 특허도 많이 출원돼 있기 때문에 병을 진단하고 상담하는 등 업무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분석됐다.
연구진은 지난 20년 동안 산업용 로봇과 소프트웨어 도입이 고용·임금에 미친 영향을 토대로 AI가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AI가 소프트웨어와 유사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가정할 경우 AI 노출지수가 10분위 높아지면 관련 일자리의 고용 비중은 7%포인트 줄어들고 임금 상승률은 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
AI가 도입되면서 근로자들에게 기존과 다른 능력이 요구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과학·기술·공학·수학 등 기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견고할 가능성이 크지만 동시에 소프트스킬(soft skill)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소프트스킬은 사회적 기술,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을 의미한다.
성별에 따라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대면 서비스업에 상대적으로 많은 여성이 종사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