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점점 더 도시화됨에 따라 도심에 나무와 공원을 가꾸는 것은 단순히 도시를 아름답게 가꾸는 것에서 벗어나 삶과 죽음의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7월 발표된 UCLA 연구결과에 따르면, 녹지에서 시간을 보낼수록 스트레스 감소, 운동 활동 증가, 사회적 유대감 강화 등의 효과를 거두며,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늘어나는 대기오염, 소음, 폭염으로부터 상쇄효과를 거둘 수 있다.
더 나아가서 도심내 녹지 접근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그 도시 주민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향상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LA카운티의 경우, 나무가 많이 심어진 비벌리 힐스 주민들의 기대수명은 90살이지만, 이곳에서 불과 15마일 떨어진 사우스 LA커뮤니티 주민의 기대수명은 77살에 불과하다. 이처럼 LA주민의 기대수명은, 부유한 말리부 지역 주민의 93살부터, 가난한 지역인 사우스 센트랄 지역의 68살까지 큰 차이가 난다.
주민의 기대수명을 결정하는데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나무와 숲의 접근성이 그 요인중 하나라도 UCLA 필딩 공공보건대학원(Fielding School of Public Health)의 마이클 자렛(Michael Jerrett) 교수는 지적한다.
자렛 교수는 “LA지역에 나무를 더 많이 심는 것만으로 지역 주민들의 기대 수명이 총 90만8800시간 연장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브렌트우드 등 부유층 거주지에는 나무를 더 심어도 기대수명 연장에 큰 차이가 없으나, LA카운티의 흑인, 라티노 거주지에 공원을 늘리고 나무를 더 심는 것만으로도 주민들의 총 기대수명은 16만 4700년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UCLA 환경연구원(Institute of the Environment)의 존 크리스텐슨(Jon Christensen) 교수 역시 캘리포니아주가 연방과 주 예산 10억달러를 투입해 새 나무를 심고 기존 나무를 관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A시 등 대도시 역시 나무심기와 공원 건립에 나서고 있다. LA시는 최근 도심공원 조성계획(Urban Forest Management Plan)을 세우고, 새로운 나무 심기, 기존 나무 관리하기, 도심 개발에서 녹지 보호하기, 녹지에서 커뮤니티 활동 개최하기 등을 추진하고 나섰다.
또 공원수련프로그램(Garden Apprenticeship Program)을 통해 매년 350여명의 학생을 선발해 나무 관리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LA시 녹지담당관(City Forester) 레이첼 말라치(Rachel Malarich)는 “도심에 나무를 심으면 보통 18년이 가지만, 앞으로 매 5년에서 7년마다 나무를 관리할 것”이라며 “녹지 불평등 현상을 해소하고 주민들이 숲과 공원을 더 많이 찾을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옛 속담에1달러 짜리 나무를 심기 위해 10달러를 들여 땅을 파라는 말이 있다. 말하자면, 우리가 사는 곳을 푸르른 나무가 있는 곳으로 만들려면 나무 값의 10배 비용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또한 새로 심은 나무의 뿌리가 잘 내리게 하려면 땅에 구멍을 충분히 깊이 파고 영양이 풍부한 토양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나무를 심은 후 몇 년간 정기적으로 충분한 양의 물을 주어야 한다.
‘삶과 죽음의 문제’
존 크리스텐슨 교수는 “인류가 점점 더 도시화됨에 따라 도시 녹지에 대한 접근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2007년 현재 인류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그 비율이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시는 우리의 서식지이며, 기후 변화에 대한 우리의 회복력, 즉 종으로서의 건강 회복력을 높이려면 도시에 투자해야 하며, 이는 도시 환경을 형성한 불평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삶과 죽음의 문제이다.”라고 우려했다.
캘리포니아에서만 향후 몇 년 동안 녹색 인프라, 도시 녹화, 기후 회복력에 1,000억 달러가 지출될 것이며, 그 중 절반은 연방 정부에서, 절반은 주 정부에서 지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무와 숲, 공원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걸리는 만큼, 정부와 주민 모두가 주변에 있는 나무의 소중함을 알고 적극 이용해야 한다는데 참석자들은 의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