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성지 메카를 찾는 순례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낮 최고기온이 50도에 육박하면서 온열질환 환자가 속출하고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랍에미리트(UAE) 영문 일간 아랍뉴스에 따르면 하지 둘쨋날인 15일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보건부는 순례객 225명이 메카의 의료시설에서 일사·열사병 등으로 치료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일 사우디 국립기상센터는 오는 19일까지 예정된 정기 성지순례 ‘하지’ 기간, 메카의 낮 최고기온이 48도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사우디 보건 당국은 순례객들이 다니는 길목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약국과 진료소를 배치했다. 입원 환자에 대비해 최신 설비를 갖춘 20개의 온열질환 전문 병상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메카 동부 아라파트산의 낮 최고기온이 46도까지 오른 데다 구름 없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순례객들이 더위와 씨름했고, 사망자도 속출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요르단 외무부는 자국민 순례객 14명이 이번 하지 기간 숨졌다며 사우디 당국과 협의해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영국 스카이 뉴스는 예년 하지 때처럼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는 이슬람교도가 지켜야 할 5가지 의무인 신앙고백·메카 방향으로 하루 5회 기도·구제·라마단 금식·성지순례 가운데 성지순례에 해당하는 행위다. 무슬림은 평생에 이 다섯 가지 의무를 한 차례 이상 이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무슬림은 일생에 1번은 메카의 대사원인 카바 신전을 방문해 성지순례 의식을 치러야 한다. 의식은 5~6일간 진행되는데, 올해는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다. 사우디 통계청은 올해 하지에 순례객 180만명이 메카를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