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18일 오후 미국 시민과 결혼한 수십만 명의 서류미비자들에게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새 이민정책을 공개했다.
새 정책은 최소 10년 이상 미국에 거주한 서류미비(또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취업허가, 추방보호, 영주권신청 경로 등을 제공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늘 백악관에서 열린 오바마 전 대통령의 청소년추방유예정책 다카(DACA) 12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이것은 가족을 지키는 일”이라고 천명하며 “많은 이들이 세금을 내며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면서도 불확실한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오늘 이것을 고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식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하며 현행법의 문제를 ‘속도감 있는 절차’로 해소할 것이며, 이 행정명령은 이번 여름 말에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제 대상은 2024년 6월 17일 현재 미국 내 최소 10년 이상 거주한 미 시민권자와 결혼 사람이다. 결혼 기간에 대한 제한은 없다.
새 이민정책은 이민자들이 영주권 신청 중인 기간에도 추방 구제와 취업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서류미비자들의 수도 적지 않다. 바이든의 새 행정명령은 많은 이들에게 숨을 트이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책은 대략 50만 명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약 5만 명에 달하는 서류미비자 자녀들도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민 정책 연구소에 따르면 110만 명에서 130만 명의 서류미비(불법) 이민자가 미국 시민과 결혼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공화당은 바이든의 새 이민정책에 대해 ‘대규모 사면’의 한 형태라고 비난한 바 있다. 향후 이에 대한 법적 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이 행정명령을 쉽게 취소할 수 없다.
바이든 대통령의 새 이민정책의 발표는 지난 4월 국경을 넘어 불법적으로 입국한 사람들의 미국 망명을 금지하는 강경 이민정책에 반발한 진보진영과 라틴계 유권자들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최근 국경 폐쇄와 같은 여러 강경 정책을 발표해 반발을 산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민문제 해소를 모색함과 동시에 이민자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