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싱가포르 방문 기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든 종교는 신에게 이르는 길”이라고 선언하여 미국 내 종교 지도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 발언은 교황이 로마로 돌아가기 직전 가톨릭 전문대학에서 열린 젊은이들과의 종교 간 모임에서 이루어졌다.
프란치스코는 준비된 발언에서 벗어나 신에게 다가가는 데 있어 서로 다른 종교는 ‘서로 다른 언어’와 같다고 즉흥적인 발언을 했다.
그는 “만약 여러분이 ‘내 종교가 네 종교보다 더 중요하다, 내 종교는 참되고 네 종교는 그렇지 않다’고 싸우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게 될까요?”라고 물었다.
“크럭스 나우에 따르면 ‘신은 오직 한 분뿐이며, 우리 각자는 신에게 도달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셰이크교도, 무슬림, 힌두교도, 기독교인 등 신에게 이르는 길은 모두 다릅니다.”
지난해 바티칸에 의해 해임되기 전까지 텍사스주 타일러의 로마 가톨릭 교구를 감독했던 조셉 스트릭랜드 주교는 교황의 발언에 대해 X에 글을 올렸다. “교황이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도록 기도해 주세요. 이를 부정하는 것은 그분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리스도를 부인하면 그분도 우리를 부인하실 것이며, 그분은 자신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스트릭랜드 주교는 낙태 찬성 가톨릭 정치인의 영성체 금지 문제와 가톨릭 교회에서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대한 아웃리치가 허용되는 정도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축출당했다.
프란시스는 하나님의 우주적 본성을 언급하며 “하나님은 만물을 위한 하나님이시므로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자녀”라고 주장했다.
싱가포르에서 가톨릭 신자는 전체 인구의 약 3.5%를 차지하며, 기독교인은 19%, 불교인은 31%, 무슬림은 15%, 힌두교와 시크교 신자는 소수이다.
최근 영국에서 미시간주 서부의 교회를 이끌기 위해 이주한 캘빈 로빈슨 신부도 게시물을 통해 교황의 발언을 비난하며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반성경적인 발언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정반대의 가르침을 줍니다. 천국으로 가는 문은 좁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직접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교황의 발언은 과거 논란을 연상시키는 보수적인 가톨릭계의 반응 속에서 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60분’ 인터뷰에서 인간의 마음은 “근본적으로 선하다”고 주장해 소셜 미디어에서 이단이라는 비판과 비난에 직면한 바 있다.
교황은 인터뷰어 노라 오도넬이 세상에 대한 희망을 주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라고 답하며 인류의 내재적 선함의 증거로 사람들의 선한 행동을 꼽았다.
그는 “비극도 보이지만 아름다운 모습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영웅적인 어머니, 영웅적인 남성, 희망과 꿈을 가진 남성, 미래를 바라보는 여성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에서 많은 희망을 얻습니다. 사람들은 살고 싶어 합니다. 사람들은 앞서 나갑니다. 그리고 사람은 근본적으로 선합니다. 우리 모두는 근본적으로 선합니다. 물론 일부 악당과 죄인이 있기는 하지만 마음 자체는 선합니다.”
당시 많은 논평자들은 프란치스코의 발언을 비판했고, 일부는 그가 복음의 기본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다른 사람들은 하나님만이 선하시며 인간은 죄의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가르치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기도 했다.
일부는 프란시스의 발언이 원죄를 부정하고 인간의 본질적인 선함을 가르친 5세기 이단인 펠라기우스주의의 사례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황은 2022년 카자흐스탄 방문에서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당시 아스타나의 아타나시우스 슈나이더 보좌주교는 “종교의 슈퍼마켓”을 만들 위험성에 대해 자주 비판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