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9일 향년 100세로 별세한 미국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를 기리기 위해 전·현직 미국 대통령들과 지도자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카터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그의 품격과 인품을 높이 평가했다. 바이든은 “그가 1976년 대선 캠페인을 진행할 당시, 제 팔을 붙잡고 ‘당신이 나를 도왔다’고 말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하며 “그는 ‘그것이 변화를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2015년 아들 보 바이든을 잃었을 때 카터와 그의 아내 로잘린이 보여준 따뜻한 지지를 언급하며 “그들은 우리를 위해 진심으로 위로해 주었다. 그의 온화하고 따뜻한 인품을 잊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카터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자신과 정치적 견해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는 진정으로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존중했던 사람”이라고 추모했다. 트럼프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나는 그의 철학적, 정치적 입장에 강하게 반대했지만, 그가 미국과 미국의 가치를 진심으로 존중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미국을 더 나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글을 올렸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디움(Medium)에 기고한 글에서 조지아 플레인스에 있는 마라나타침례교회를 방문했던 경험을 회상했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을 “진실과 공익을 위해 헌신한 지도자”로 묘사하며 “그는 항상 진실을 말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카터가 캠프 데이비드 협정, 환경 개혁,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기니 벌레 질병을 거의 박멸한 노력을 포함한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고 말하며, 그가 2002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을 상기시켰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카터 가족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하며 “깊이 간직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라고 추모했다. 그는 카터가 퇴임 후에도 해비타트 포 휴머니티(Habitat for Humanity)와 카터 센터를 통해 봉사의 모범을 세웠다고 치하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공동 성명을 통해 “카터 전 대통령은 신앙을 바탕으로 끝까지 타인을 섬기는 삶을 살았다”고 발표했다.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카터를 “신에 대한 믿음, 미국, 그리고 인류에 대한 깊은 신앙을 지닌 지도자”로 묘사하며, 그가 평화와 민주주의, 인권을 위해 헌신했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타인을 위해 헌신
지미 카터는 1924년 조지아주의 작은 농촌에서 태어나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정치에 입문해 조지아 주지사와 대통령직을 역임했다. 대통령 재임 중에는 에너지 정책과 캠프 데이비드 협정 체결 등 주요 성과를 남겼지만, 경제 문제와 국제적 위기로 인해 단임에 그쳤다. 퇴임 후 그는 아내 로잘린과 함께 자선 활동에 헌신하며 해비타트 포 휴머니티와 같은 단체에서 봉사했고, 고향 교회에서 수십 년간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했다.
카터 센터에 따르면, 그는 2023년 2월 병원 치료 대신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임종기를 보내기로 결정했으며, 10월에는 100세 생일을 맞으며 미국 역사상 최초로 100세를 기록한 대통령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