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180교회 로렌조 수웰 목사가 1월 20일 워싱턴 D.C. 미 국회의사당 로툰다에서 개최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I Have a Dream” 연설을 인용하며 기도를 올린 후, 그의 기도 방식과 진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수웰 목사는 지난해 6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캠페인 도중 자신의 교회를 방문했을 때 라운드테이블 토론을 열며 환영한 바 있으며, 이번 취임식에서 축도를 맡은 네 명의 종교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수웰 목사는 열정적인 기도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암살 시도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것을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도를 이어갔지만, 이내 비판이 쏟아졌다.
애틀랜타 킹 센터의 대표이자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딸인 버니스 킹은 수웰 목사가 자신의 아버지의 유명 연설 의도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킹은 수요일 소셜미디어에 “아버지의 ‘I Have a Dream’ 연설이 가진 힘은 부정하지 않지만, 그 메시지가 명확히 담고 있는 인종차별 종식, 경찰 폭력 중단, 투표권 보장, 경제적 불평등 해소라는 메시지가 약화되는 방식으로 사용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수웰 목사는 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이 연설의 이러한 부분들을 기도로 포함하지 않았는가?”라며, “인종차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환상에 빠질 수 없게 만드는 불편한 진실이 바로 이 나라의 현실이다”라고 덧붙였다.
수웰 목사는 또한 자신의 이름을 딴 암호화폐 밈 코인($Lorenzo)을 홍보한 것으로 인해 비판을 받고 있다. 수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코인이 “사역을 위한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필요하다”며 구매를 권유했다.
이에 대해 일부 기독교인과 지지자들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한 지지자는 “취임식에서의 기도는 정말 감동적이었지만, 예수님께서 이 같은 행동을 승인하실 것 같지는 않다. 교회는 다른 이들을 돕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전문가들 역시 수웰 목사의 밈 코인 홍보에 우려를 표했다. 밈 코인은 일반적으로 인터넷 밈이나 트렌드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암호화폐로, 사용성보다는 투기적인 자산으로 간주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인다.
논란은 수웰 목사뿐만 아니라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미쳤다. 트럼프는 최근 자신의 밈 코인($TRUMP)을 출시했으며, 이는 하루 만에 큰 가격 변동을 보이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논란 속에서도 일부 기독교 지도자들은 수웰 목사의 삶의 변화를 강조하며 그의 사역을 옹호했다. 보수적인 기독교 목사 데이미언 존스는 수웰의 과거를 언급하며 “그는 갱단 생활을 청산하고 하나님을 통해 삶을 180도 바꾼 사람”이라며, “수웰 목사는 이제 지역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의 기도 스타일을 비판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그의 삶을 변화시키신 것에 대해 찬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웰 목사의 기도 내용, 밈 코인 홍보,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사역에 대한 평가가 서로 엇갈리면서, 이번 사건은 종교적 표현과 정치적 관계, 그리고 암호화폐 활용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FAITH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