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교(Lutheranism)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교회 관련 기관인 루터란 계열 비영리단체들이 불법 이민 아동 정착 지원을 위해 받은 수억 달러의 세금 사용 내역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 지출 감축을 목표로 해당 단체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전직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 중장은 이들 단체가 “돈세탁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2월 1일 X(구 트위터)에 게시한 글에서, 루터란 단체들이 종교를 내세워 거액의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2024년 대선 이후 두 달간 루터란 단체들에 총 6억 2,830만 달러(약 8,400억 원)의 지원금을 지급했다.
▲글로벌 리퓨지(Global Refuge, 구 루터란 이민·난민 서비스): 3억 6,760만 달러(약 4,900억 원) ▲루터란 소셜 서비스 오브 더 사우스(Lutheran Social Services of the South, Inc.): 1억 3,410만 달러(약 1,800억 원) ▲루터란 서비스 플로리다(Lutheran Services Florida, Inc.): 8,290만 달러(약 1,100억 원)
플린은 “이 단체들이 막대한 금액을 받고 있다”며 “세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는 이 조직들을 책임지게 해야 할 때”라며, “미국 납세자들은 투명성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플린의 게시물은 X와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의 주목을 받았으며, 머스크는 이를 공유하며 “새로운 정부 지출 감축팀이 이런 불법적인 지출을 신속히 중단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정부의 비효율적인 지출을 감축하는 신설 부처 ‘정부 효율성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를 머스크에게 맡긴 바 있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해당 부처가 루터란 단체들이 받은 지원금을 집중적으로 조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글로벌 리퓨지(Global Refuge, 구 루터란 이민·난민 서비스)는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하며 불법 행위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단체는 “우리는 85년 이상 난민과 이민자를 돕는 인도주의 단체다. 이번 혐의는 완전히 거짓이며, 우리의 선한 활동을 폄하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단체는 불법 이민자가 아니라 ‘법적으로 입국한 난민과 이민자’를 돕는다”며, “우리는 초당적으로 협력해 인신매매 피해 아동을 보호하고, 부모와의 재결합을 지원해 왔다”*고 덧붙였다.
특히, 글로벌 리퓨지는 2024년 420만 달러를 불법 이민 아동을 위한 보호 시설 운영에 사용했으며, 2022~2025년까지는 약 7,600만 달러를 위탁 가정 및 보호소 운영에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복음주의 루터란 교회(ELCA) 총회장 엘리자베스 이튼(Elizabeth Eaton) 주교는 영상 성명을 통해 플린과 머스크의 주장을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비판했다. 이튼 주교는 “ELCA는 루터란 단체들과 함께 인도주의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며, 이러한 의혹 제기는 터무니없다”고 강조했다.
루터란 패밀리 서비스(Lutheran Family Services) 역시 공식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는 비영리 기관으로 철저한 회계 감사를 받고 있으며, 공인 기관인 BBB(미국 소비자 보호 기관)와 Charity Navigator의 인증을 받았다”며, “종교를 빙자해 돈세탁을 한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글로벌 리퓨지는 자신들의 활동이 신앙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설명하며, “마태복음 25장 40절에서 예수님은 ‘가장 작은 이들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이러한 가르침을 실천할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아프간 전쟁에서 미군을 도운 아프간 동맹군, 박해받는 기독교인 등을 지원해 왔으며, 모든 난민과 이민자는 철저한 정부 심사를 거친 후 미국에 입국한다”고 설명했다.
단체는 트럼프 행정부와도 협력할 의사가 있다며, “우리는 미국에 정착하는 가족들이 빠르게 사회에 적응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하며, 지역사회에 중요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 효율성부(DOGE)’가 본격적인 조사를 예고한 만큼, 향후 루터란 단체뿐만 아니라 다른 비영리단체들의 정부 지원금 사용 실태도 전반적으로 검토될 가능성이 크다.
루터란 단체(Lutheran organizations)란, 루터교(Lutheranism)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비영리 단체 또는 교회 관련 기관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난민 및 이민자 지원, 사회복지, 교육, 구호활동, 의료 지원 등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김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