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하원을 통과한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안이 다음 달부터 연방 상원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법안이 최종 통과될 경우, 최소 900만 명 이상이 의료 혜택을 잃게 될 수 있으며, 저소득층, 이민자, 시니어, 아동 등 사회적 약자 계층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예산 삭감안은 향후 10년간 약 2조 달러의 연방 복지 예산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며, 메디케이드를 포함해 푸드스탬프(SNAP) 등 주요 복지 프로그램이 대상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메디캘을 확대해왔기 때문에, 연방 지원 축소 시 수혜 자격 조정 및 서비스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탠 돈, ‘우니도스 US 건강정책프로젝트’ 국장은 “1981년 레이건 정부 시절에도 예산 삭감으로 메디케이드 가입자가 13% 줄어든 전례가 있다”며, “이번에도 대규모 탈락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LA 카운티 커뮤니티클리닉협회의 조앤 프리스 국장도 “카운티 내 커뮤니티 클리닉 환자 78%가 메디캘 수혜자”라며, 운영시간 단축, 서비스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인 커뮤니티 역시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LA 한인타운이 포함된 제34선거구에서는 60.1%의 아동과 36.8%의 65세 미만 성인이 메디캘 혜택을 받고 있어, 가주 내에서도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조지타운대 보고서에 따르면 이는 가주 전체에서 각각 4위와 6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존 알커 조지타운대 교수는 “메디케이드는 단지 저소득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 재향군인, 시니어를 포함한 전 연령·전 인종을 위한 필수 의료 시스템”이라며, 병원 및 응급실 폐쇄, 대체 서비스 부족 등 의료 체계 전반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패밀리 USA의 앤서니 라이트 사무국장은 “트럼프 정부가 ‘낭비, 사기, 남용 방지’를 명분으로 삭감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실상 취약계층을 희생시키는 행위”라며 유권자들의 관심과 반대 여론 형성을 촉구했다.
한편 오렌지카운티 지역구의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은 “메디케이드 예산이 삭감되면 지역 내 10만 명 이상의 주민, 특히 아동과 시니어들이 의료 서비스에서 배제될 위기”라고 경고하며, 소아과 의사를 의회에 초청해 실태를 증언하도록 했다.
현재 미국 내 메디케이드 수혜자는 7,200만 명 이상이며, 아동의 40%, 요양시설 거주자의 60%가 이에 포함된다. 아시아계 수혜자도 약 460만 명에 달하며, CHIP(아동건강보험 프로그램) 수혜 아동까지 포함하면 총 3,100만 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메디케이드 예산 삭감이 단지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전체 의료 시스템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상원 심의 과정에서 광범위한 반대와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레이스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