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여전히 꿈의 시장이지만… 트럼프 관세에 투자 불안감 커져”

2025 세계한상대회, K-비즈니스 열기 속 ‘관세 혼란’ 고조


지난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조지아주 둘루스의 가스 사우스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한상대회(World Korean Business Convention)에는 한국에서 온 400여 개 기업과 4천여 명의 한상들이 참가해 북미 진출을 모색했다. 행사에는 3일간 약 2만 명이 방문해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뜨거운 열기와 달리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한국 화장품 기업 코스메디션의 진 데니스 대표는 “예전에는 미국 바이어와 좋은 계약을 맺었는데, 지금은 관세가 어떻게 적용될지 몰라 사업 방향을 잡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K-뷰티는 지금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산업이고, 미국 진출이 목표지만 세금 문제에 대한 명확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2일,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선언을 통해 전 품목에 10% 일괄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으며, 중국에는 최고 145%의 관세, 한국에는 일시적으로 25%에서 10%로 낮춘 90일 유예 관세를 적용한 상태다. 이에 기업들은 하루 아침에 바뀌는 정책에 혼란과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뷰티 용품 회사 대표 김응호 씨는 “잠들기 전과 아침에 일어났을 때 관세가 바뀌어 있다. 이래서 어떻게 투자를 결정하겠나”라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켈리 뢰플러 전 조지아 연방상원의원 겸 중소기업청(SBA) 청장은 “한인 기업들은 미국 산업 전반에 기여하고 있다”고 치하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 대표로 참석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경제 협력에 대해 통화했다”고 언급했을 뿐, 관세 관련 입장이나 구체적 대응 방향은 밝히지 않았다.

현재 한국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으며, 6월 3일 대선을 앞두고 미국과의 본격적인 무역협정 체결은 선거 이후로 미뤄진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직접 투자와 공장 설립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루이지애나에 21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SK배터리, 한화큐셀 등도 조지아주에 대규모 설비를 운영 중이다. 한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조지아주 내 두 개 공장 건설 계약이 체결됐으며, 각각 2,500만 달러와 2,000만 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한인상공회의소의 지나 리 폴릿 사무국장은 “많은 한인 투자자들이 미국 내 공장 설립에 관심이 크고, 관세를 피하면서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와 세제 혜택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치즈맛 고구마 스낵을 생산하는 한국 식품기업 ‘오빠네’는 H마트를 통해 이미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향후 더 넓은 소비자층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K-푸드의 인기가 높아져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세계한상대회는 미국 시장 진출에 대한 한인 기업들의 열망을 확인하는 자리였지만,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커다란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 유치와 교역 확대를 원하는 미국과, 안정적인 진출을 원하는 한국 기업들 사이의 정책 명확화와 정보 제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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