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 조용한 외교의 승리”

멕시코, 실용적 전략으로 미 관세 갈등 피해… 경제·외교 안정화 주목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외교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국제 정세가 요동치는 가운데, 멕시코의 조용하고 실용적인 외교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는 지난 4월 25일 ‘미-멕시코 관계와 트럼프 시대 외교 모델’을 주제로 언론 브리핑을 열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의 대응 방식과 외교 리더십을 집중 조명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해 대립이나 굴복 대신 선제적이고 실용적인 조치를 통해 긴장을 완화시켜 왔다. 대표적으로, 미국이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려 했던 지난 2월, 시행 하루 전 1만 명 규모의 국가경비대를 국경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하며 미국의 핵심 요구를 수용했고, 이에 따라 관세는 유예되고 고위급 협상이 재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를 “놀라운 여성”이라고 공개적으로 찬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셰인바움 대통령의 냉정한 대응이 미국과의 무역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도 자국 내 개혁을 가능하게 하는 외교적 기반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현재 ‘플란 멕시코’라는 이름의 장기 경제 발전 계획을 추진 중이며, 산업기반 강화와 내수시장 확대, 투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최대 교역국은 중국을 제치고 멕시코로, 2024년 기준 양국 간 교역액은 8,40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미국 자본의 멕시코 유입과 멕시코의 젊은 노동 인구를 기반으로 양국 간 협력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루이스 알바라도 정치 분석가는 “멕시코에게 외교는 단순한 외교가 아닌 경제 안정, 이민, 국가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미국 역시 이웃 국가와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래리 루빈 미국-멕시코협회 회장은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과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요구를 선제 이행하고 협상 여지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며 “양국이 최대 무역 파트너임을 인식하고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한 것이 인상적”이라고 분석했다.

스탠퍼드대 국제학 교수 알베르토 디아즈-카예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외교 수단으로 삼지만, 멕시코는 실질적 대응을 통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면서도 양국 갈등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멕시코는 미국의 대체 생산기지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첨단 제조 산업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문가들은 멕시코가 고급 제조업과 항공, 의료기기 산업 등 첨단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데이비드 아용 연구원은 “멕시코는 트럼프의 강경한 통상정책에도 불구하고 유화적이고 전략적인 외교 노선을 통해 양국 관계의 긴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레이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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