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에서 복음주의 교회를 이끌며 조경 사업체를 운영하던 마우리리오 암브로시오(Maurilio Ambrocio) 목사가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구금됐다. 암브로시오 목사는 수년 전 미국에 불법 입국했으나, ‘추방 유예’ 조건 하에 체류가 허용되어 왔다.
암브로시오 목사는 지난 20년간 플로리다에 거주하며, ICE와의 연례 면담, 지속적인 고용 상태 유지, 범죄 혐의 없음 등의 조건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18일 ICE와의 정기 면담 중 갑작스럽게 구금되었으며, 이 사실은 최근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보도로 알려졌다.
아내 말레니는 NPR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게는 마치 세상이 끝난 것 같았다”며 “이제 우리는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나, 어떻게 생활비를 낼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두 사람은 모두 미국 시민권자인 12세에서 19세 사이의 다섯 자녀를 두고 있다.
ICE 대변인은 “암브로시오 목사는 미국 내 불법체류자였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구금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취임 이후 불법 입국자와 난민 수용을 대폭 축소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에는 플로리다주와 협력해 ‘타이달 웨이브 작전(Operation Tidal Wave)’을 전개했다. 이 작전은 4월 21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됐으며, 총 1,120명의 ‘불법 체류 범죄자’를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ICE는 이 작전이 “단일 주에서 진행된 작전 중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체포 건수”였다고 발표했다. 단, 체포된 인물 중 상당수는 형사 범죄 경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웃 주민이자 트럼프 지지자인 그렉 존스는 “불법 체류자라도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추방하는 줄 알았다”며 “성실한 목회자이자 지역사회 지도자를 왜 잡아가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그날 단지 체포 숫자가 필요했던 것인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플로리다는 연방 이민법 집행을 선도하는 주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력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작전의 성공은 우리가 국경 안보에 헌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음주의 난민 지원 단체인 월드 릴리프(World Relief)의 정책 담당 부대표 매튜 소렌스는 “대규모 추방은 단순한 정치 문제가 아니라 미국 교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약 1,000만 명의 기독교인이 추방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이들 중 상당수는 미국 시민인 가족과 함께 거주 중”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월드 릴리프는 미국복음주의협회(NAE)의 인도주의 부서로, 올해 초 다른 종교 단체들과 함께 미국 내 추방 위험이 있는 이민자의 약 80%가 기독교인이라는 추산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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