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로교(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 PCA)가 고(故) 사라 영의 베스트셀러 『예수님이 나에게 하신 말씀(원제: Jesus Calling)에 대한 공식 조사를 마무리하고, 별도의 제재나 비판 없이 종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PCA 총회에서 일부 목회자와 성도들의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예수님이 나에게 하신 말씀’은 2004년 초판 출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4,500만 부 이상 판매된 기독교 묵상집으로, 저자 사라 영은 생전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기록하는 기도”라며 책의 내용을 ‘경청기도(listening prayer)’라 불렀다. 그러나 일부 보수 신학자들은 이를 “계시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라며 이단성과 신학적 혼란을 우려해왔다.
PCA는 이에 대해 교단 산하 두 기관, 세계선교부(MTW)와 제자훈련위원회(CDM)에 책의 적절성을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두 기관은 6월 23일 열리는 총회를 앞두고 짧은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어느 기관도 책을 공식 비난하거나 후속 조치를 권고하지 않았다.
CDM은 책을 2014년부터 교단 서점에서 판매하지 않고 있으며, “신앙의 성숙도는 개인마다 다르므로, 해당 도서를 읽고자 하는 교인은 지역 교회 장로들의 지도 아래 적절한 대안을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MTW는 “저자는 MTW의 요청이나 개입 없이 독립적으로 책을 집필했다”며, MTW는 책의 내용이나 출간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안을 촉발한 벤자민 인먼은 책이 십계명 제2계명을 위반했는지 조사해야 한다며 교단 차원의 회개까지 요구했으나, 그가 실제로는 타 교단 교회로 소속을 옮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교단 측은 총회에서 수정된 형태로 조사안이 통과됐기 때문에 조사 자체는 정당했다고 밝혔다.
사라 영은 PCA 선교사 출신이자 PCA 장로인 남편 스티븐 영과 함께 일본, 호주 등에서 사역했으며, 책의 수익 대부분은 교회 개척과 선교에 사용됐다고 가족은 전했다. 그녀는 PCA의 공식 조사 개시 10개월 전 세상을 떠났다.
영의 딸 스테파니 반 데어 웨스트하이젠은 “어머니가 이 논란을 직접 겪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유족으로서 지금도 그 상실을 애도하고 있다”며, “총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어 무력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편, ‘예수님이 나에게 하신 말씀’은 교단 조사 이후 오히려 인기가 상승해 현재 미국 기독교 서적 베스트셀러 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교단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사라 영의 신학적 입장을 비판하기보다 교단 내 책의 취급 여부에 관한 절차적 논의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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