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간판 투수이자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클레이튼 커쇼가 ‘프라이드 나이트’ 경기에서 성경 구절이 새겨진 무지개 로고 모자를 착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다저스는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기념하는 프라이드 나이트를 진행했으며, 선수들은 팀 로고가 무지개색으로 디자인된 모자를 착용했다. 무지개는 오랫동안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커쇼가 착용한 모자에는 무지개 색상 외에도 창세기 9장 12~16절의 내용이 암시돼 있었다는 사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해당 행동이 문화적 의미의 무지개에 대한 신앙적 입장을 조용히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창세기 해당 구절은 하나님이 노아와 세상 생명체들에게 맺은 언약의 표징으로 무지개를 주셨다는 내용으로, “내가 너희와 함께 하는 모든 생물과 세우는 언약의 증거”로 무지개가 등장한다. 커쇼는 이를 통해 무지개의 본래 성경적 의미를 되새기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커쇼는 평소에도 자신의 신앙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선수다. 그는 소셜미디어 프로필에도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로새서 3:23)는 말씀을 인용해 왔다.
또한 그는 2023년 다저스가 ‘수도회 복장으로 종교를 풍자하는 성소수자 단체’인 ‘퍼페추얼 인덜전스 자매회’를 구단 차원에서 초청해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타인의 종교를 조롱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2017년 한 기독교 방송 인터뷰에서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기 시작했다”며, 자신의 커리어 내내 신앙이 중심이었다고 고백했다.
커쇼는 야구 외에도 ‘커쇼의 챌린지(Kershaw’s Challenge)’라는 자선단체를 운영하며, 고향인 댈러스, 로스앤젤레스, 잠비아, 도미니카공화국 등지의 취약계층 아동을 위해 주거환경 개선과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야구는 언제든 끝날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 길을 인도하신다는 믿음만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 그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중심을 지키며 ‘필드 위의 선교사’로 살아가고 있다.
김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