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침례교 명문 베일러대학교, 성소수자 연구에 64만 달러 지원… 보수 개신교계 “믿음의 이탈” 비판

 미국 텍사스 웨이코에 위치한 침례교계 사립 명문 베일러대학교가 최근 LGBTQ+ 신자들을 위한 교회 내 포용성 강화 프로젝트에 약 64만 3,401달러(한화 약 8억 9천만 원)의 연구 보조금을 수령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기금은 진보 성향의 ‘율라 메이 & 존 보 재단’에서 지원됐으며, 연구는 베일러대학교 사회복지대학 산하 ‘교회와 공동체 영향 연구소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학교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보조금의 목적은 교회 내 소속감과 포용성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LGBTQIA+ 개인과 여성들이 교회 공동체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경험을 이해하고, 제도적 용기를 북돋아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18~24세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청년 5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인터뷰, 포커스 그룹, 설문조사를 통해 신앙 공동체 내 경험을 수집하고, 이를 바탕으로 트라우마 민감형 훈련 자료를 개발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C3I 소장 게이너 얀시 교수는 “이 연구는 젊은 세대의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교회가 어떻게 더 따뜻하고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중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소식은 보수적 복음주의권 목회자들 사이에서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켄터키주 루이빌의 켄우드침례교회 부목사 데니 버크 목사는 “이건 충격적이면서도 놀랍지 않은 일”이라며, “베일러는 수십 년간 신실한 기독교 정신에서 멀어지고 있으며, 지금 또 한 번 ‘위대한 기독교 대학의 관 속에 못을 박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텍사스 코퍼스크리스티 소재 성공회 교회 ‘선한목자교회’의 맷 케네디 담임목사는 “차라리 신앙에 적대적인 세속 대학에 아이를 보내는 것이 낫다”며 “적어도 노골적인 늑대는 구분할 수 있지만, 양의 탈을 쓴 늑대(기독교 대학)는 그렇지 않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1845년 텍사스 침례교육협회의 요청에 따라 공화국 의회 승인을 받아 설립된 베일러대학교는 텍사스주에서 가장 오래된 운영 중인 대학으로, 텍사스침례총회(BGCT)와 연합을 유지하고 있다. BGCT는 성(性)과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성경적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편 베일러대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진보적 의제에 동조하는 듯한 행보로 보수 기독교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문학 교수 그렉 개럿은 2023년 SNS에 자신이 담당하는 해리포터 수업에서 “J.K. 롤링이 트랜스젠더를 혐오한다고 학생들이 토론했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고, 이에 대해 베일러의 인간 성 정체성에 대한 공식 입장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개럿 교수는 2021년에도 같은 재단으로부터 미국 문화 속 인종 신화를 조명하는 연구를 위해 48만 8천 달러(약 6억 7천만 원)의 보조금을 받은 바 있다. 베일러대학교의 연간 등록금은 약 5만 4,844달러, 생활비와 부대 비용을 포함하면 연간 약 7만 5천 달러(한화 약 1억 400만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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