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Z세대 정신건강 악화, 유색인종 청소년 자살률 증가 추세 및 심각성 경고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의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 확대와 차별 해소 등 구조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0~24세 흑인 청소년의 자살률은 최근 3년간 36%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인종차별과 경제적 불평등,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 부족 등이 유색인종 청소년의 자살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시아계와 라틴계 등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정신건강 문제를 터놓기 어려운 문화적 낙인이 강해 치료율이 낮다고 설명했다.

아메리칸커뮤니티미디어(ACoM)가 지난 7월 25일 주최한 언론 브리핑에서 전문가들은 Z세대가 겪는 외로움과 우울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사회 위기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국립정신건강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Z세대 청년층의 22%가 주요 우울 증세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성인 인구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Z세대 5명 중 1명꼴이다. 또 연방 보건복지부 보고서에서는 2009년부터 2019년 사이 미국 고등학생의 36% 이상이 지속적인 절망감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보스턴대학교 오사나 라퍼 박사는 “팬데믹 이전부터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건강 지표는 꾸준히 하락해 왔다”며 “우울증, 불안장애, 주의력결핍(ADHD) 등 증세는 이제 유년기부터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라퍼 박사는 이어 “청소년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타인의 삶을 비교하고 자신이 빠진 모임을 확인하며 불안을 키운다”며 “디지털 피드백 연결고리가 자존감 저하, 수면장애, 불안과 우울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살을 시도하는 유색인종 청소년 비율도 증가했다. 연방 보건복지부의 2023년 청소년 위험행동 조사에 따르면 흑인 9~12학년 학생의 10.3%가 지난 12개월 동안 자살을 시도했으며, 심각하게 자살을 고려한 경험도 19.6%에 달했다. 라티노와 백인 학생의 자살 시도 비율은 각각 8.3%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신건강 치료는 인종별 격차가 두드러졌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통계에 따르면 5~17세 청소년의 정신건강 치료율은 백인 18.3%, 흑인 12.5%, 라티노 10.3%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격차가 문화적 낙인, 치료 접근성 부족, 경제적 불평등과 깊게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비영리재단 ‘옐로우체어콜렉티브’의 이수진 치료사는 “아시아계나 라틴계 커뮤니티에서는 정신건강을 터놓고 말하기 어려운 문화적 환경이 있다”며 “이로 인해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청소년이 많다”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 공공보건학과 키아라 알바레즈 박사는 “정신건강 전문가 중 유색인종 비율이 6%에 불과하다”며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치료 환경에서는 치료 지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언어와 문화적 감수성을 갖춘 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주 청소년보호국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비러브드 빌리지(Beloved Village) 자원봉사자 빅토리아 버치는 자신이 겪은 청소년기 트라우마 경험을 공유하며 사회적 배제와 트라우마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버치는 “치유는 공동체, 특히 사랑받는 경험을 통해 가능하다”며 “처벌 중심의 시스템이 아니라 회복과 통합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학교 및 지역사회 기반 무료 상담센터 확충 ▲문화적·언어적 다양성을 반영한 치료 인력 양성 ▲정신건강 낙인 해소를 위한 캠페인 ▲총기 접근 제한과 소셜미디어 사용 관리 ▲학교·가정의 조기 개입 시스템 구축 ▲청소년 중심의 공동체 치유 프로그램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존스홉킨스대 키아라 알바레즈 박사는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인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치료 지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레이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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