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서 현직 사제가 교회에 집을 기부한 민간인을 도끼로 살해한 뒤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해 전 세계 가톨릭계와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은 7월 24일 저녁, 폴란드 중부의 한 도로변에서 발생했다. 바르샤바 교구 소속의 60세 현직 사제 미로슬라프 M.은 68세 남성 노숙자 아나톨 C.를 차량 안에서 언쟁 끝에 도끼로 수차례 가격하고, 인화성 액체를 뿌려 불을 지른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인 아나톨 C.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사제에게 자신이 소유한 집을 기부한 인물로, “기부의 대가로 평생을 보살펴 주겠다”는 약속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약속과 현실 사이의 갈등이 커지면서 두 사람 간의 관계는 악화되었고, 살인이라는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졌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던 행인이 전신에 화상을 입고 쓰러진 피해자를 발견해 신고했지만, 그는 결국 사망했다.
경찰에 체포된 미로슬라프 사제는 범행을 자백했으며, 폴란드 검찰은 그를 ‘특수 잔혹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 혐의는 폴란드 형법상 최소 15년 이상의 중형 또는 종신형이 가능한 중죄로, 현재 그는 구금 상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사건이 알려지자 교회 내부에서도 강한 충격과 반응이 이어졌다. 바르샤바 대주교 아드리안 갈바스는 “끔찍한 죄에 마음이 짓눌린다”며 해당 사제에 대해 교황청에 성직 박탈을 공식 요청했다. 그는 또한, 자신이 속한 교구의 사제들에게 공동 속죄와 기도를 촉구하며 이번 사건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언급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간의 범죄를 넘어, 종교인에 대한 사회적 신뢰와 윤리적 기대를 무너뜨리는 심각한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폴란드 국민은 물론 전 세계 가톨릭 사회에서도 충격과 분노, 실망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으며, 교회 내 권력 구조와 윤리 교육, 성직자 검증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때 도움을 주고받던 관계였던 사제와 기부자의 이야기는, 결국 가장 잔혹한 범죄로 끝을 맺었다. 폴란드 사회는 지금, 이 끔찍한 비극 앞에 깊은 상처를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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