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통신사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알림 서비스를 7월 30일부터 상용화했다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혔다. 해당 서비스는 통화 중 고객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을 경우 즉시 경고 메시지를 보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KT가 주도한 이 서비스는 최신 음성 인식 및 자연어 처리 기술을 활용해, 통화 내용 내 특정 키워드나 대화 패턴을 실시간 분석하는 것은 물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확보한 2만 5천여 건 이상의 실제 범죄자 음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화자 인식 기능과 AI 변조 음성 탐지 기능을 통합했다. 이로써 딥페이크 합성 음성과 실제 범인의 목소리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올해 상반기 해당 AI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는 약 1,460만 건의 통화를 분석해 91.6%의 탐지 정확도를 기록했으며, 약 710억 원 규모의 피해를 사전 예방한 성과를 냈다고 KT 측은 밝혔다. KT는 이번 상용화로 탐지 정확도를 9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는 통신사 구분 없이 삼성전자 단말 사용자라면 누구나 ‘후후(whowho)’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바로 이용 가능하다. KT는 향후 삼성 갤럭시 등 기본 통화 앱에도 해당 기능을 탑재할 계획도 내비쳤다.
과기정통부는 이 서비스를 국내 최초의 실시간 통화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및 알림 기술 사례로 평가하며, ICT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를 통해 개인정보 활용 동의 없이도 음성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KT 관계자는 “AI와 음성 분석 기술을 결합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금융권·수사기관과 협력해 민관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날로 지능화되는 가운데, 통신사가 직접 AI 기반 탐지 기술을 통해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는 시도는 피해 구조 변화를 꾀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이 서비스의 확산 여부가 향후 보이스피싱 대응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레이스 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