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영규, 생활고 속 두 딸 유학비 책임지던 가장… 향년 55세로 별세

배우 송영규 씨가 향년 55세 나이로 4일 별세했다. 1990년대부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 대형 무대를 누비며 뮤지컬 1세대로 자리매김한 그는, 30대 후반 드라마 ‘제중원’의 ‘고장근’ 역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해 ‘스토브리그’, 천만 영화 ‘극한직업’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스크린 속 강인한 모습과 달리, 현실 속 송 씨는 생활고와 가족에 대한 막중한 책임 속에서 살아왔다. 그는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미국 유학 중인 큰딸과 예고에 다니는 둘째 딸을 위해 넓은 아파트를 떠나 반지하 빌라로 이사했다”고 고백했다. 무명 시절에는 생계를 위해 고층 빌딩 유리창을 닦았고, 갑상선 질환과 우울증을 앓는 아내를 위해 생활 전반을 책임졌다.

최근 음주운전 논란으로 활동이 중단된 상황에서, 유학비와 생활비 부담은 더욱 무거워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미씨USA에는 그의 안타까운 사정을 전하며 많은 추모 댓글이 달렸다.

“생계 끊기게 된 음주운전도 잘못이지만, 재정적으로 넉넉지 않은 형편에 딸 둘 유학이라니… 여러모로 가장으로 어깨가 무거웠을 듯. 차라리 들어오라고 하고 본인은 어떻게라도 세컨드 잡이라도 하며 살지… 어찌 저리 목숨을 끊나요.”

“경제적으로 힘들고 가족과 별거 중인데 이제 위약금에 일도 다 끊기고 살아갈 의욕을 잃은 것 같아요. 애 유학비 대느라 고생만 하고 ㅠㅠ 그래도 대리비는 아끼지 말지…”

무대에서, 그리고 카메라 앞에서 언제나 진심을 다했던 그는, 가정에서는 ‘딸바보’ 아버지이자 묵묵한 남편이었다. 이제 무거운 책임감도, 자책감도 모두 내려놓고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무대보다 더 자유로운 곳에서 영면하기를 바란다.

김미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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