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위치한 테일러 고등학교가 세계적 반도체 기업 삼성 오스틴 반도체와 손잡고 학생들에게 졸업과 동시에 산업 현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학교는 테일러 독립학군 소속의 일반 공립 고등학교로, 차터스쿨이 아니다. 2023년 삼성 오스틴 반도체로부터 100만 달러를 지원받아 커리어·기술교육(CTE) 프로그램을 대폭 확장했으며, 2025년 초 새 CTE 전용 건물을 개관했다.
확대된 프로그램은 전자기술을 중심으로 반도체 기초, 전기 설계, CNC 가공, PLC 시스템, 로보틱스 등 다양한 실무 기술을 포함한다. 템플컬리지(Temple College)와 텍사스주립기술대학(TSTC)과의 교육 연계를 통해 학생들은 학문적 지식과 현장 기술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다. 반도체 관련 CTE 과정은 2024~2025학년도에 본격 시작됐다. 첫 학기에는 18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오는 가을 학기부터는 전 학년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단, 모든 학생이 자동으로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프로그램 지원 요건과 선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삼성은 매년 테일러 학군 소속 고등학생 최소 24명에게 6주간의 유급 여름 인턴십을 제공한다. 인턴들은 테일러 또는 오스틴 캠퍼스에서 근무하며, 가스·화학 시스템 부서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게 된다. 2025년에도 제4기 인턴십 수료생이 배출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력 프로그램이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안정적인 고임금 산업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현실적인 경로”라며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삼성의 교육 지원과 현장 경험은 학생들의 미래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2026년부터 4나노 공정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및 5G용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당초 2024년 완공 예정이었으나, 고객사 확보 등 복합적인 이유로 2026년으로 연기됐다. 이번 테일러 공장은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기존 공장에 이어 추가로 건설되는 시설로, 총 투자 규모는 초기 170억 달러에서 최대 44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20년에 걸쳐 미국 텍사스주에 총 11곳의 반도체 공장을 신설하는 중장기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포함되며, 텍사스주 감사관실이 공개한 세제혜택신청서에 따르면 오스틴에 2곳, 테일러에 9곳의 신규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오스틴에서 반도체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며, 테일러에도 170억 달러를 투입해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김미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