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계 커뮤니티, 인종차별의 상처 함께 치유하자

팬데믹 이후 반아시안 혐오가 급증하는 가운데, 새로운 시범 프로그램이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 섬 주민(AAPI) 커뮤니티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참여를 통해 사람들을 치유하기’ 프로그램은 LA 카운티의 캄보디아, 중국, 필리핀, 일본, 한국 5개 아시안 커뮤니티가 과거와 현재의 인종차별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프로젝트는 캘리포니아 소셜서비스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LA에 기반을 둔 40개 이상의 지역사회 AAPI 단체들의 연합체인 AAPI평등연합이 주도하고 있다. AAPI Equity가 공동 설립한 스톱 AAPI 헤이트(Stop AAPI Hate)에따르면, 2020년 이후로만 11,000건 이상의 아시아 태평양계 이민자(AAPI) 증오 범죄가 보고되었다.


미셸 수라탄 웡(Michelle Sewrathan Wong)은 “정치인들이 COVID-19 전파의 책임을 아시아계에 돌렸고, 그 결과 아시안들은 폭력적 물리적 공격을 당하고, 지역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며, 이웃과 낯선 사람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드폴 대학교(DePaul University)의 심리학 부교수이자 HOPE 프로그램 설계자 중 한 명인 앤 소 박사(Dr. Anne Saw)는 “수십 년간 연구에 따르면, 인종차별은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 모두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이는 우울증, 불안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증상뿐 아니라 두통, 수면 문제, 과도한 경계심 및 사회적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은 인종차별의 정신 건강 영향을 해결하기 위해, 급진적 치유 심리학에서 개발된 최초의 커뮤니티 기반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 다인종 심리학자 팀이 개발한 이 프레임워크는 수십 년간의 흑인 해방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한다고 소 박사는 설명했다. 그는 “이 프레임워크는 단순히 인종차별의 트라우마적 영향을 극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커뮤니티가 자신의 경험이 부정의 역사를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이해하고 자가 치유 방법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소 박사는 “이 프로그램의 파일럿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학습한 후, 이를 원하는 모든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종차별에 함께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모든 인종 간의 연대가 필요하다. 따라서 다양한 유색 인종 커뮤니티와도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리틀 도쿄 서비스 센터의 HOPE 프로그램 조정자이자 사회 서비스 프로그램 보조관인 시에우 왕(Xueyou Wang)은 “처음에는 이 프로그램이 일본계 미국인 커뮤니티에 필요한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하며 “하지만 우리는 곧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필요한지 깨달았다”라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주간 커뮤니티 액션 그룹에서는, 새로운 일본 이민자부터 5세대 일본계 미국인까지 다양한 참가자들이 모여 팬데믹 동안 쌓인 자잘한 스트레스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예를 들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공격의 표적이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뉴스에서 보는 폭력사건 소식을 보며, 군중 속에서 다른 아시아계를 보게 되면 보호해줘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미세 공격은 개인의 정신적 안정성을 해치고,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심리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왕은 “새로운 일본 이민자들에게 큰 걱정거리는 고유 문화 상실이었다. 오랜 기간 미국에 살았던 일본계 미국인들은 역사의 상실을 두려워했다. 예를 들면, 조부모님들이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다는 역사 등이 바로 그것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틀 도쿄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재개발이며, 이는 문화와 역사 상실도 포함된다. 이러한 두려움을 단순히 밀어내는 감정이 아니라,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아태계 상담치료센터(Asian Pacific Counseling and Treatment Center)의 HOPE 프로그램 조정자이자 결혼 및 가족 치료사 협회 소속의 유 왕(Yu Wang)은 “우리 주간 그룹에는 오랫동안 미국에서 생활하고 일해 온 중국계 미국인 남성 1명, 최근 취업한 유학생 2명, 그리고 캘리포니아주 백인 거주 지역에서 자란 40대 여성 등 중국계 미국인 4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한AAPI 평등연합의 “Healing Our People Through Engagement(HOPE)” 프로그램이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자신감 회복 및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타운 청소년회관( Korean Youth Community Center)의 HOPE 운영자인 조앤 원(Joann Won)은 “우리 그룹에는 20-30대 한인 참가자 다섯 명이 있었다”고 말했다. 코리아타운에서 자란 Z세대인 나는 이론적으로만 인종차별을 이해했지만, 개인적으로 명백하거나 공격적인 방식으로 맞닥뜨릴 용기가 없었다. 서로의 경험을 나누면서, 우리는 팬데믹 동안 이 상황이 크게 바뀌었음을 깨달았다.”고 그는 말했다.


UCLA 심리학 학사 졸업생으로, HOPE 프로그램과 한인타운 청소년회관의 프로그램 진행자인 조앤 원은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반아시아 혐오가 급증하면서 충격과 공포를 겪었다고 전했다.

한 1세대 이민자는 자신이 겪은 고통의 경험을 표현하며, 해방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웃 사회에서 배척당하고, 문화적 차이와 액센트 때문에 무시당하면서 정신
건강에 해를 입었다고 고백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HOPE를 시작할 때 우리는 서로 낯선 사이였지만, 6주 후에는 점심을 함께 할 정도로 친해졌다”며 “우리는 더 이상 고립되지 않았다는 공통의 이해를 바탕으로 공동체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만약 우리 부모님 같은 이전 세대가 이런 모임 기회를 통해 인종차별과 관련된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하게 되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그는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진정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우리가 모두 한인이나 아시아계 이민자라고 해서 같은 경험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차이를 존중할 수 있다는 이해가 바로 그것이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레이스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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