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연방수사국(FIA)이 지난 3월 17일, 페이스북 그룹에 신성모독적인 내용을 공유했다는 혐의로 24세 기독청년 아르살란 길(Arsalan Gill)을 체포했다. 그러나 그의 가족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 올린 글”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라호르 무갈푸라 지역에 거주하며 청소부로 일하던 아르살란은 퇴근 후 귀가 중에 체포됐으며, 가족들은 당일 밤이 되어서야 아들의 체포 사실을 통보받았다. 동생 술레이만 길은 “다음 날 간신히 그를 짧게 면회했을 때, 아르살란은 누군가 자신의 동의 없이 두 개의 페이스북 그룹에 추가했으며, 그 안에 어떤 글이 올라갔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FIA는 아르살란을 파키스탄 형법 제295-C조(신성모독죄, 사형 가능)와 전자범죄법 제11조(종교 및 인종 혐오 조장 금지)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해당 법은 종종 소수종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악용되어 왔으며, 국제 인권 단체들도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해왔다.
인권단체 및 변호사들은 아르살란과 같은 사례가 최근 수년간 “신성모독 비즈니스 그룹”이라는 범죄 조직에 의해 반복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이 조직은 소셜미디어와 음란물을 이용한 함정수사 방식으로 수백 명의 무고한 시민을 유죄로 몰아넣고 금전적 이익을 챙겨왔다고 한다.
변호사 라자르 알라 라카는 “FIA 사이버범죄팀은 이슬람 극단주의 변호사들과 공모하여 무고한 젊은이들을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하고 있다”며 “이는 노골적인 법 남용이자 금전 갈취 수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르살란의 가족은 “법적 대응에 필요한 재정이 전혀 없다”며 기독교 단체들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자, 아르살란과 동생은 청소부로 일하고 있으며, 생활 자체가 빠듯하다는 설명이다.
이 사건은 지난 2월 2일,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이 신성모독 혐의 남용 실태 조사를 위한 4인 위원회 설치를 정부에 권고하면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았다. 위원회는 고위 법관, FIA 고위 퇴직자, 종교 지도자, 정보기술 전문가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졌지만, 3월 21일 열린 공청회에서는 정부의 대응이 “지연되고 불완전하다”며 재차 질책을 받았다.
재판부는 사건의 공공성 및 심각성을 고려해 법정 공개 생중계를 명령했으며, 이는 파키스탄 내에서 신성모독법 남용 논란이 얼마나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한편, 파키스탄은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도어즈(Open Doors)가 발표한 2025년 세계 박해국가 순위에서 8위에 오를 만큼, 기독교인에게 매우 위험한 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FAITH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