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과 평화를 삶으로 증언한 지도자” 미국 개신교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깊은 애도

세계 가톨릭교회를 이끈 프란치스코 교황이 향년 88세로 선종했다. 교황청은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발표했다. 케빈 페렐 추기경은 “그는 삶 전체를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 데 바쳤고,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한 복음의 사람”이라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3년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어 12년간 가톨릭교회를 이끌며, 전통을 넘어선 개혁적 리더십과 낮은 자세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선종 소식은 미국 개신교계에도 깊은 슬픔을 안기고 있다. 교단을 초월해 그리스도의 정신을 실천했던 지도자의 죽음을 많은 미국 기독교 지도자들이 애도하고 있다.

미국 복음주의 루터교회의 엘리자베스 A. 이튼 총회장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의와 평화의 도구로서 가난한 자와 창조세계를 위한 사역에 헌신했다”며 “루터교와 가톨릭 간의 대화와 연대를 깊이 있게 이끌었던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복음주의 신학자 러셀 무어는 크리스천 투데이 기고문에서 “그는 교황이라는 권위를 인간의 연약함과 겸손으로 덧입은 인물이었다”며, “그의 죽음은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예수의 발자취를 따르는 삶을 다시금 일깨우는 계기가 된다”고 전했다. 빌리 그레이엄 복음전도협회의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병상에서도 사역을 멈추지 않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신앙과 사명감은 깊은 존경을 받을 만하다”고 밝혔다. 신학 단체 1517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슬퍼하는 것이 신자된 자의 도리”라며 로마서 12장 15절,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을 인용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과 쿠바의 국교 정상화 중재, 미얀마 로힝야 사태에 대한 대응,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한 평화 촉구 등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왔다. 개신교계는 이러한 그의 행보를 “예수 그리스도의 화해 사역을 현대에 재현한 삶”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는 2014년 한국을 아시아 첫 방문지로 선택하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고, 북한 방문을 추진했으나 성사되지는 못했다.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그의 두 번째 방한이 기대됐으나, 선종으로 인해 차기 교황에게 바톤이 넘겨졌다.

교황은 순금 대신 철제 십자가, 관저 대신 공동숙소를 택하며 스스로 낮아지는 삶을 실천했다. 중학교 시절 양말 공장에서 일하며 검소함을 배웠고, 사제가 된 이후에도 물욕과 권위를 멀리했다.

그의 장례는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예정이다. 교황은 “모든 그리스도인처럼 품위 있고 단순한 장례”를 원한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은 가톨릭 신자들뿐만 아니라, 개신교를 포함한 전 세계 기독교계에 한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신앙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 기독교계는 그를 단지 가톨릭의 수장이 아닌, 그리스도의 정신을 삶으로 증거한 하나님의 일꾼으로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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