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오 LA 한인가정상담소의 부소장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상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성폭력, 가정폭력 방지예산 1500만달러, 연방 범죄피해자 예산 부족분 보충예산 1억달러가 책정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나 1년 예산이 아닌, 장기적 관점의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가정폭력 피해자 가운데 상당수는 한인들이 차지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언어장벽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어, 이들을 위한 서비스가 시급하다.
한인 여성 사라의 사례를 들어보겠다.
그녀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후 결혼이민으로 미국에 왔다.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정착한다는 사실에 많이 긴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편이 도와준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미국 출신인 남편은 사라가 새로운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결혼 초기 몇 개월간은 모든 것이 좋았다. 그러나 남편은 가끔 거친 말이나 감정으로 사라를 학대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의 학대는 더욱 심해졌고, 물리적 폭력을 휘두르기도 했다. 사라는 이제 위축됐고 희망을 잃었으나 어디서 누구에게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
한인 가정상담소의 2019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인 여성 306명 응답자 가운데 80%가 2018년 한해 동안 배우자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답변했다. 2020년 한인가정상담소의 핫라인 상담건수는 76%가 늘어났습니다. LA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2008년 가정폭력 전체 건수의 절반은 한인이
관련됐다.
그러나 한인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서비스는 매우 부족한 상태이다. 한인 가정상담소는 LA 인근 카운티에 한인을 위한 커뮤니티 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쉘터 없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체이다. 이는 한인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왜냐하면 한인 가정폭력 피해자 대다수는 학대범의 곁을 떠나려 하지 않으며, 쉘터 서비스 이용 자격이 안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영어가 서툰 피해자들은 통역이 없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LA카운티 내 한인의 55%는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한다. 한인가정상담소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의 83%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 피해자들은 상담사나 법률 전문가, 병원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인 커뮤니티 내에 가정폭력 피해자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해자 다수는 도움을 청하는 대신 침묵한다.
따라서 한인가정상담소 직원들은 상담사 역할 뿐만 아니라 안내자, 통역관, 직업훈련강사, 주택지원 전문가, 그리고 재정 전문가 역할까지 해야 한다. 가정폭력 피해자들 혼자서 이 복잡한 제도를 모두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인가정상담소는 사라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했다. 상담소는 우선 가정폭력으로 괴로워하는 사라를 안심시켰습니다. 또 학대범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 지원했다. 상담소는 사라가 학대범의 곁을 떠날 수 있도록 응원했다. 그 결과 사라는 이제 LA에 정착해 한사람의 한인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다.
가정폭력 극복 여성은 사라 혼자만이 아니다. 판데믹 기간 동안 가정폭력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상담소의 제한된 역량만으로는 모든 피해자를 도울 수 없으며, 앞으로 벌어질 가정폭력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에 1회성 예산 증가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관점에서 재원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