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도 당분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기를 권하고 있다. CDC와 WHO는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상반된 지침을 내놓고 있다.
제니 만리크
판데믹 상황에서 경제재개가 시작되면서 미국인들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고 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접종자는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 접종자도 계속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정책은 없으며, 주정부와 카운티 정부는 각각 저마다의 마스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에스닉 미디어 서비스(EMS)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의료보건전문가 3명은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지금까지 알려진 바이러스 가운데 위험하고 치명적인 델타 변이가 최근 급격하게 퍼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델타 변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P1과 알파 등 다른 변이 바이러스나 심지어 천연두보다도 전염성이 강하다.
미국과학자연합의 선임펠로우이자 공공의학과학자인 에릭 페글 딩 박사는 “델타 변이는 판데믹 2.0 바이러스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델타 변이는 우한 1.0 바이러스에 비해 전염성이 두배 강하며, 입원가능성은 4.9배가 높다. 다시말해 델타 변이는 매우 전염성이 빠르며, 더욱 심각하며, 백신에 대해서도 강하다”고 말했다.
델타변이는 코로나19 감염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영국과 인도에 주로 퍼져있는 변이다. 백신 2회 접종을 마치고 면역력을 갖춘 사람도 여전히 변이 바이러스를 퍼뜨릴수 이다. 따라서 마스크를 벗으면 변이 바이러스 전파가 계속될 수 있다.
딩 박사는 “과학적으로 마스크의 효과는 이미 증명됐다”며 “CDC 등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마스크, 특히 2중 마스크는 다른 사람에게 나온 비말 감염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딩 박사는 K95, F FP2, N95, 3M 등 의료관계자들이 주로 착용하는 프리미엄 마스크의 방호 효과가 가장 탁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스크를 두겹으로 착용해도 감염의 위혐은 줄어든다.
최근 가장 논쟁이 되는 문제는 백신 접종자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하는지 여부다. 해답은 백신의 효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최근 발생하는 신규 돌연변이에 대해 다양한 백신의 효과가 연구되고 있다. 의학자들은 바이러스의 지속적인 돌연변이로 인해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출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집단면역이 형성되지 않는 한 계속 퍼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집단면역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현재 인구의 절반 정도밖에 백신을 접종받지 않고 있다. 일부 카운티의 백신 접종률은 20%에 불과하다.
텍사스 A&M 대학 글로벌 보건연구 콤플렉스의 수석 면역학자 벤 뉴먼 박사는 “바이러스는 어른이건 어린아이의 몸이건 상관없이 성장한다”며 “바이러스는 비록 당장 병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돌연변이가 계속되면서 쌓이게 돼 있다”고 말했다.
뉴먼 박사는 “바이러스 대규모 감염이 계속되고 적절한 대책이 없다면, 면역력이 부족한 사람이나 암환자들이 결국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이라며 “결국 또다른 면역질환이나 돌연변이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3주간 미국내 코로나 감염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LA 남부 지역에서는 주민의 불과 40%만이 백신 2회 접종을 마쳤다. 중남부 패밀리 보건센터의 수석의학자인 호세 페레즈 박사는 “아직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대다수의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특히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델타 변이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LA지역의 백신 접종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고 페레즈 박사는 밝혔다. CDC는 미국내 모든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으나, 각자의 사정 때문에 백신 접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각자 인구집단에 따라 맞춤형 백신 홍보 전략이 필요하다.
페레즈 박사는 “수많은 환자들이 불안감과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들이 마스크를 쓰면 정신과치료를 요청하는 환자들의 숫자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의사들은 원격진료를 통해 환자들의 얼굴을 직접 보고 사회적 유대감을 쌓으며 좀더 유심히 환자들을 관찰할 수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비대면 접촉은 1, 2, 3명, 아니 1000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면수업 복귀
현재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백신을 접종받을 수 없다. 12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백신 접종 시험은 오는 9월 말 또는 10월 초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과 교사들 사이에는 학생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바이러스 전파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CDC는 특정한 백신 접종이나 규칙을 제시하지 않은 대신, 지역사회 감염 현황에 따라 대면수업 복귀시 마스크나 최소한의 환기장치를 할 것을 권하고 있다. 따라서 대면수업시 마스크 착용 여부 결정은 카운티 정부에 맡겨져 잇다.
딩 박사는 “어린이들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그리고 학교측에서도 최소한의 환기장치 및 살균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좋다. 매일같이 교실 창문을 열어놓을 수도 없고, 어린이들이라고 바이러스에 면역돼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이라고 말했다.
딩 박사는 “공기중 감염에 대한 대책은 CDC에서 추천한 HEPA 및 UVGI 필터를 사용한 공기청정장치”라며 “교사 여러분은 연방정부에서 배당한 코로나 지원 예산으로 공기정청장치를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최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퍼지고 있는 백신 음모론 또는 백신 가짜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음모론은 백신접종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딩 박사는 “내 생각에는 CDC가 마스크에 대한 특별한 지침을 내리지 않아 음모론자들을 부추기는 것 같다”며 “지역 보건담당자들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질 때까지는 마스크 착용, 공기 환기, 방역, 감염자 역학 추적, 대량 코로나 검사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페레즈 박사는 “미국민들은 현재 마스크에 대한 상반된 지침을 듣고 있다. 부디 CDC가 좀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를 건의한다. 내 생각에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는 당분간 계속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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