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콥 OMFT(Operation Mercy for Turkiye) 긴급구호팀이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튀르키예 지진 핵심 피해지역인 인구 41만 명의 카흐라만마라쉬(Kahramanmaraş)에 도착해 의료활동에 돌입했다.
긴급구호팀은 카흐라만마라쉬가 속해 있는 도의 구호업무를 관장하는 긴급구조센터(이하 현지 구조센터)와 협력해 하트라프 마을(Hatraf Mahallesi)을 방문했다.
하트라프는 인구 2,500명의 소규모 마을로, 지진 이후 시내에서 집을 잃은 이재민 7,500여 명이 몰려 마을 인구가 순식간에 4배까지 늘어났다.
임시 진료실에 학교 책상을 개조하여 만든 침대에서 지진 피해자를 진료중인 OMFT 의료인 |
현지 구조센터는 OMFT 팀 의료사역을 위해 3대의 구급차를 지원했다. 의사 5명과 간호사 9명, 현지어 통역 자원봉사자 3명으로 구성된 의료팀은 지진으로 부상을 입은 현지인들을 위한 진료소를 열어 의료활동을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지진과 큰 피해 규모로 병원에 방문하지 못하던 현지인들은 긴급 의료팀 투입을 마치 한 줄기 빛처럼 반겼다고 한다.
임시 진료실은 마을 한 초등학교 교실을 개조해 운영되고 있다. 의료팀 내 재활의학과, 소아과, 가정의학과 의사가 진료를 보고, 학교 책상을 연결하고 그 위에 담요를 깔아 임시 침대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임시 침대에서 수액을 놓고 치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학교 사무실은 약국으로 활용하고 있다.
진료와 함께 의약품을 처방하는 OMFT 의료팀 |
구호 첫날인 18일에는 약 110명의 피해자들이 방문하여 진료를 받았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환자들 뿐 아니라, 많은 현지인들이 천막에서 겨울을 나고 있어 기침과 감기 등 호흡기 질환자들이 많았고, 설사와 복통 환자들도 있었다.
현지인들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지진 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며, 두려움과 떨림이 멈추지 않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진으로 가족을 잃은 슬픔에 의료진을 보자마자 눈물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현지에서는 혈압약, 당뇨약 등 기본적인 약도 구하기 어려워, 기저질환자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한 현지인은 자원봉사자의 손을 잡고 “작은 마트들과 식료품 가게조차 문을 닫고 대중교통도 마비된 데다, 약국에서마저 기본적 약을 구하기가 힘들었다”며 “한국인들의 방문과 의료활동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지진 피해자의 진료중인 OMFT 의료팀 |
하트라프 마을 파티(Fatih) 이장은 “시내의 지진 피해로 우리 시골 마을로 온 사람들이 7천여 명 정도다. 우리 마을 출신으로 시내에서 살던 사람 200여 명이 죽었다”며 “의료팀이 절실했는데 한국에서 이곳까지 오셔서 큰 도움을 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파티 이장은 “아침부터 많은 주민들이 와서 진료를 받고, 한국 의료팀이 웃는 얼굴로 한 사람씩 치료해 주민들 모두 기뻐하고 있다”며 “우리가 모두 친구가 된 것 같다. 내일도 계속 주민들을 진료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의약품을 처방하는 OMFT 의료 봉사자 |
약국 담당 자원봉사자는 “지진 소식을 듣자마자 돕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긴급구호 의료팀으로 오게 됐다”며 “의사 선생님들 처방에 따라 의약품을 준비하고 복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와 보니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이 많이 필요하다. 우리의 섬김으로 하늘의 위로가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트라프 마을은 OMFT 의료팀에 점심식사를 대접했다. 지진으로 식료품을 구하는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봉사단을 위해 모두 나서서 대접한 것이다. 의료팀은 “배려와 친절함의 전통이 지진의 아픔에도 그대로 전해져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인사했다.
지진 피해 이후 외상 후 증상을 겪는 현지인들을 진료하는 의료대원들 |
지진을 겪은 재난 피해자들은 실제 부상뿐 아니라 외상 후 증상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한다. 복통과 두통, 불면증 및 숨이 차고 심장이 뛰며 사소한 자극에도 큰 두려움을 느끼는 등의 심리적 트라우마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OMFT 의료팀은 각종 고통을 겪고 있는 현지인들에게 육체 치료와 더불어 마음을 위로하는 의료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다.
긴급 의료팀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튀르키예 현지 아이들 |
13일째 이어진 재해 구호와 복구 가운데 튀르키예에서만 4만 64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 구조 작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진 296시간 만에 잔해 속에서 아이 1명을 포함한 3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튀르키예 지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카흐라만마라쉬 시내의 무너진 건물 |
AFAD 회장 유누스 세제르(Yunus Sezer)는 “현재 수색 및 구조 전문인원의 활동은 거의 마무리 시점에 도달했다”며 “수색 및 구조가 계속되는 동안 목숨을 잃은 시민들의 소식도 접하게 된다. 세심하게 진행된 수색과 구조 작업에서 오늘 또 한 번 반가운 소식을 접했고, 아직까지 구조되는 생존자들은 희망을 주고 우리를 행복하게 했지만, 목숨을 잃은 시민들 수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출처: 크리스천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