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는 자칭 하나님, 재림주들이 즐비합니다. 자칭 신들은 한국 이단 계보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바이블백신센터 원장 양형주 목사(대전도안교회)와 26년간 이단·사이비를 취재해온 정윤석 기독교포털뉴스 기자가 의기투합해 책 ‘내가 신이다’를 펴냈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에서 다하지 못한 한국의 자칭 남신·여신들의 이야기로, 이 책은 1917년 이순화를 시작으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100년에 걸친 이단·사이비의 계보를 총정리하고 있다.
지난 3월 이단·사이비 교주들의 실체를 폭로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공개되면서 사회적 파장을 낳은 가운데 “한국 사회에 출현했던 가짜 신들을 제대로 소개할 필요성을 느꼈다”는 게 두 저자의 집필 동기다.
저자들은 23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나는 신이다에서 다룬 정명석과 이재록 등 4명의 문제적 교주 외에도 한국 기독교 역사 가운데 등장한 거짓 신들은 1917년부터 지금까지 200여 명에 달한다”며 “오늘날도 거짓 신과 거짓 그리스도, 거짓 보혜사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 목사는 “가짜 신들은 지금도 왜곡된 성경해석과 신령주의적 체험을 결합해 끊임없이 양산되고 있다”면서 “왜곡된 신앙을 바로잡지 못하는 사람들은 계속 미혹돼 이들을 따르며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고 했다.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한국교회사에 나타난 교주들에 대한 정보와 가짜 신들의 출현 배경 및 미혹 과정, 이단·사이비의 공통교리와 참된 바른 신앙의 정의 등이 총망라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신비 체험과 특별계시 등 교주들이 악용하는 부분과 이들이 사람들을 미혹하는 비밀 교리 등을 파헤쳤다는 점이다.
양 목사는 “한국 사회에 출현했던 가짜 신들을 낱낱이 밝히고 그들이 주장하는 공통된 교리와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치밀하게 살폈다”며 “자칭 신들은 저마다 특별한 영적 체험을 간증하고 새로운 진리를 깨달음과 동시에 성경을 통달했다고 주장한다.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특정 인간을 믿도록 조작해 놨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 기자는 “거짓 신들이 공통적으로 자신을 내세우며 주장하는 건 바로 자신이야말로 성경에서 예언한 ‘동방의 의인’이라는 것”이라며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동방’이 한국을 가리키고 이 동방에서 예언된 ‘하나님이 일으키겠다’고 예언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적용시킨다”고 설명했다.
‘한국 사회는 왜 이토록 많은 거짓 신들을 낳게 됐나’도 책을 관통하는 주요 주제 중 하나다. 양 목사는 최근 한국발 이단이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는 실태를 언급하며 “한국에서 뻗어 나간 K-이단이 광범위한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으로, 이단 문제는 이제 단순히 덮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 진지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단·사이비는 사회 곳곳에 독버섯처럼 퍼져 반복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단으로 인한 피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나는 신이다’에서 공개된 이단·사이비의 폐해도 대부분 과거에 드러났던 일들이다.
이제부터라도 이단 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이뤄졌으면 하는 게 두 저자의 바람이다.
정 기자는 “이단 계보를 엮으면서 발견한 건 이단·사이비는 대한민국의 문화, 역사적 상황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불안할 때 창궐했다는 것”이라며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를 시작으로 한국동란이 있었던 1950년대 이단·사이비의 양대산맥인 박태선과 문선명이 등장했다. 정치적 격동기였던 1980년대에는 정명석을 비롯해 김풍일, 이만희 등 수많은 자칭 신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단·사이비는 사회와도 밀접하게 이어져 있다”며 “교회뿐만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도 대처가 이뤄져야 이단·사이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단·사이비의 실체를 바로 알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이번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