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제프리 엡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 재조명

미성년자 성착취 파문으로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던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범죄 사건 연루자들의 실명 공개를 앞두고 2020년 5월 공개된 넷플릭스 ‘제프리 엡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Jeffry Epstein: Filthy Rich)’가 재조명되고 있다.

‘제프리 엡스타인: 괴물이 된 억만장자’는 부와 권력을 이용해 수십년 동안 변태적인 성범죄를 저질렀던 제프리 엡스타인을 다룬 4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이다. 생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변태적인 만행을 고발하며, 끔찍한 범죄가 어떻게 오랜 시간 지속됐고 법의 심판을 피해왔는지 폭로한다.

다큐멘터리는 2000년대 초반 한 프리랜서 기자가 제프리 엡스타인의 수상쩍은 범죄를 고발하는 기사를 작성한 최종 편집 과정에서 누락된 사연으로 시작해, 그의 범죄에 이용당한 여성들의 인터뷰를 펼쳐 보인다. 

엡스타인의 범죄는 일관된 특징이 있다. 미성년자부터 20대 초반의 젊고 어린 여성을 범죄의 대상으로 삼아, 정신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이들을 교묘하게 조종해 성적으로 농락하고 다단계식으로 성 착취를 확장시켰다.

엡스타인은 수십 년 동안 기만적인 범죄를 저질러왔지만 어떤 제재도 받지 않았다. 

사법제도는 1980년대 월스트리트에 입성해 수상한 방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거물의 손을 들어줬다. 생존자들의 용기 어린 증언과 경찰들의 끈질긴 수사는 막강한 부와 권력을 앞세운 네트워크 앞에서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엡스타인의 대단한 변호사들은 피해 여성들을 비열하게 공격했고, 범죄를 추궁해야 할 검찰은 이해할 수 없는 논리로 의심스러운 협상을 끌어냈다. 

그 결과 엡스타인은 2년도 안되는 짧은 복역 기간 동안에 일주일에 6일을 외출할 수 있는 솜방망이 수준의 처벌을 받는다. 또 출소한 후에는 가석방 규정을 밥 먹듯이 어긴다.

엡스타인의 범죄는 괴물 같은 한 사람만의 문제에 지나지 않았다. 생존자의 증언에서 엿볼 수 있듯 분명 그의 범죄에는 여러 유명 인사들이 연루됐고 조직적이었다.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해 영국의 앤드류 왕자, 빌 클린턴, 하비 와인스타인 등의 유명인들과 친분을 가졌고, 엡스타인이 주관한 각종 행사나 파티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미국의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계기로 활동을 재개한 어나니머스는 엡스타인 사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루됐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 착취 범죄를 생존자들의 가슴 아픈 증언을 통해 생생하게 폭로하지만, 제한된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생존자들이 고통스러운 과거를 떠올리며 인터뷰를 반복하는 동안, 성범죄로 기소되고도 정당한 판결을 피해 갈 수 있었던 그의 권력과 네트워크를 파고들기를 주저한다. 

또 생존자들은 엡스타인의 오랜 연인 길렌 맥스웰에 대한 “범죄에 깊숙이 관여했던 공범자”라고 증언했으나 넥플릭스 시리즈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턱없이 부족하는 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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