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한 대형 성당에서 열린 유명한 트랜스젠더 활동가의 장례식에서 한 고위 성당 관리자는 “미국 가톨릭의 저명한 예배당 내 스캔들”이라고 부르며 비난을 쏟아냈다.
뉴욕 로마 가톨릭 대교구는 지난 15일(목) 맨해튼의 성 패트릭 대성당에서 열린 유명한 트랜스젠더 활동가 세실리아 젠틸리(Cecilia Gentili)의 장례식에 많은 청중이 모인 것을 비난했다.
젠틸리는 트랜스젠더와 성 노동자, HIV 감염인들을 위한 대표적인 옹호자로 알려져 있다. 그녀는 2월 6일 52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7일(토) 발표된 성명서에서 성패트릭 성당의 엔리케 살보 목사는 “장례식에서 추악한 행동에 대한 분노를 공유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살보는 성명에서 “성당 측은 가족과 친구들이 가톨릭 신자를 위한 장례 미사를 요청한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을 뿐, 장례식이 이렇게 신성 모독적이고 기만적인 방식으로 폄하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젠틸리의 장례식 동영상에는 트랜스젠더와 지지자를 포함한 1,000명 이상의 축하객들이 젠틸리의 이름을 외치고 박수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뉴욕시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선도적인 빛으로서 그녀의 위상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소셜 미디어에 널리 퍼진 한 추도사에서 젠틸리는 “모든 창녀의 어머니, 성 세실리아”로 칭송받기도 했다.
젠틸리의 가족은 성명에서 교회가 속았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교회의 위선과 반트랜스 증오에 대한 역사적인 도전”이라고 말하며 “성당이 모두를 환영하는 곳이라고 거짓 주장을 한다”고 비난했다.
중독에 시달리다 라이커스 섬에 수감된 전직 성노동자였던 젠틸리는 트랜스젠더 건강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게이 남성 건강 단체인 GMHC의 비영리 정책 책임자, 건강 평등과 차별 금지 법안을 위한 로비스트 등 다양한 옹호 활동가로 활동했다.
젠틸리는 뉴욕의 Callen-Lorde 커뮤니티 보건 단체를 통해 성 노동자를 위한 무료 건강 프로그램인 세실리아의 직업적 포용 네트워크의 줄임말인 COIN 클리닉을 설립했다.
캐시 호철(Kathy Hochul) 뉴욕 주지사는 젠틸리의 사망 이후 트위터에 “뉴욕의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트랜스젠더 아이콘인 세실리아 젠틸리라는 챔피언을 잃었다.”라는 글을 올렸다.
맨해튼의 건축 및 관광 랜드마크인 성 패트릭 대성당은 2001년 9월 11일 테러 공격으로 사망한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 베이브 루스, 응급 구조대원 등 수많은 저명한 뉴욕 시민들의 장례식이 치러진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