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통령 선거가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2020년에 이어 내년에도 양당 후보들은 아시안 이민자 표심에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아시안 유권자(AAPI voters) 비백인 유권자들은 공화당 보다 민주당을 좀더 지지한다는 통념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통념이 과연 진짜인가? 이에 대해 지난 12월 8일 열린 에스닉미디어서비스(EMS) 기자회견에서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UC리버사이드 교수이자 연구기관 AAPI Data 창립자인 카식 라마크리쉬난(Karthick Ramakrishnan)에 따르면, 베트남계 미국인은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고, 반대로 일본계와 인도계 미국인들은 민주당 성향이 강하다. 그는 “인도계 유권자의 성향과 달리, 최근 비벡 라마스와미(Vivek Ramaswamy)와 니키 헤일리(Nikki Haley) 등 인도계 대선주자들이 공화당에서 두각을 보이는 것은 재미있는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는 바뀌고 있다.
라마크리쉬난 교수는 2016년 대선을 계기로 아시안 표심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 인도계와 중국계 미국인들은 공화당 지지세로 바뀌고 있다. (moving toward the Republican party)고 지적한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세인 라티노(Latinos) 유권자들도 바뀌고 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Loyola Marymount University) 클라우디아 산도발(Claudia Sandoval) 교수는 “라티노 유권자들이 왼쪽으로 기울긴 했지만, 라티노 남자 유권자들은 점차 공화당을 지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네바다주 라티노 유권자 가운데 공화당을 지지하는 남성은 48%로, 24%인 여성에 비해 두배나 높았다. 뿐만 아니라 젊은 라티노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라티노 젊은 유권자의 37%는 “민주당이 라티노 커뮤니티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중 3분의 1은 공화당이 라티노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흑인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세도 꺾이고 있다. 그동안 미국 대선은 흑인 유권자들이 많이 투표할 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있었다. 이에 대해 조지타운 대학 자밀 스캇(Jamil Scott) 교수는 “내년 선거에서 흑인 표심 문제는 두가지가 있다”며 첫째 흑인들이 지지정당을 바꿀 것인가, 둘째 얼마나 많은 흑인 유권자들이 투표일에 나올 것인가를 지적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라고 반문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대학생 학자금 탕감 및 흑인 투표권 보장에 있어 별다른 업적을 이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스몰 비즈니스를 지원했으며 흑인 판사를 지명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조치들이 겉보긴 좋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를 창출했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결국 주머니 사정에 따라 투표하는 사람들(pocketbook voters)”이라며 “흑인들이 당장 지지정당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유권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질 수록, 바쁜데 투표장에 나와 오랜 시간을 기다리며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젊은 흑인 유권자들일수록 민주당의 ‘닥치고 묻지마 투표’ (hold-your-nose-and-vote) 태도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Z세대 정치 옹호 비영리 단체 내일의 유권자(Voters of Tomorrow)의 제시카 사일스(Jessica Siles) 언론 담당 차관은 “이전 그 어느 세대보다 인종적, 민족적으로 다양한 세대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할 것이다”라고 예견했다.
예를 들어, 2022년에는 청년층이 공화당 유권자보다 28% 차이로 민주당을 하원의원으로 뽑았다.
사일스는 “많은 사람들이 낮은 청소년 투표율을 지적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Z세대 투표율은 낮을 수 있지만 증가 추세이다. 2022년 이 세대가 18~22세 집단 전체로 구성된 첫 번째 중간 선거에서 Z 세대는 28.4%로 투표했다”며 “이는 각 세대의 첫 번째 중간 선거에서 밀레니얼 세대, X 세대, 부머 세대보다 높은 비율이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