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단순히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질병으로 인식하고 각계 전문가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심리치료사 영국의 심리치료사인 수지 오르바흐(Dr. Susie Orbach) 박사는 1978년 ‘비만은 페미니즘 문제’ (Fat is a Feminist Issue)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그는 “1970년대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가 ‘더 작게 더 작게’를 외치는 시각문화가 유행할줄 몰랐다”며 “현대사회는 비만에 대한 공포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르바흐 박사는 “전세계 여성이 서구 여성의 미의 기준에 집착하게 되었다”고 말하며 “섬나라 피지의 경우 비만의 개념이 없었으나 1990년대 텔레비전이 보급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상당수의 여성들이 불임증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지 여성들이 1990년대 TV 코미디 ‘프렌즈’의 여성들처럼 보이기 위해 화장실 변기 위에서 구토하는 현상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외모 위주 문화가 여성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서구 중심의 아름다움 기준이 전 세계 여성들의 자존감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4월 12일 에스닉미디어서비스(EMS) 기자회견에서 “건강 활동 생활 및 비만 연구 그룹”인 CHEO 연구소의 게리 골드필드 박사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몸을 바라보고 부끄러워하는 방식에 있어 소셜 미디어가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셜 미디어는 마약만큼이나 중독성이 있다”며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들이 공격적인 알고리즘으로 아이들을 하루에 6시간에서 8시간 동안 붙잡아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골드필드 박사는 “소셜 미디어 사용은 이제 심각한 공중 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며 “청소년기는 자존감에 있어 몸매 이미지가 다른 어떤 시기보다 중요한 때다. 그런데 우리는 이루기 힘든 아름다움의 이상향의 폭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의 인플루언서나 유명인들의 날씬한 모습은 모두 편집된 것이며 현실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 그 결과 청소년들이 체중감량을 시도하며 식이장애와 식사장애를 격고 있다”고 말했다.
해결방법은 “소셜미디어 다이어트”다. 골드필드가 주도한 연구에 따르면, 이 연구는 소셜 미디어 소비를 50% 줄일 것을 요청받은 청소년 그룹과 제한이 없는 위약 그룹을 비교했다. 소셜미디어 소비를 줄인 그룹은 3주만에 신체에 대한 자존심이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반면 위약 그룹은 자존감에 있어 변화가 없었다. 골드필드 박사는 “소셜 미디어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분명히 신체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유명인이나 연예인 따라하기
블로거 재스민 캐닉은 유명인사와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 폭풍처럼 번지고 있는 새로운 체중 감량 약물 웨고비(Wegovy와 오젬피(Ozempic)에 대해 언급했다.
최근 몇 년간 리조, 애슐리 그레이엄, 셀레나 고메즈 등 유명 인사들이 자기 몸매 그대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인기가수 리조는 “난 플러스 사이즈 소녀야. 내가 입고 싶은 걸 입겠어. 나의 진정한 모습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할 거야”라고 말해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 가수는 “내 체형에 대한 악성 댓글에 지쳤다”며 소셜 미디어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 밝혔다. 리조는 또 다이어트 약물 오젬픽 사용을 시작하면서 훨씬 날씬한 모습의 사진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오르바흐 박사는 “우리 신체에서 진정한 삶을 찾고, 진정한 입맛을 찾자. 그래서 몸이 뿐만 아니라 정신을 살찌워서 정서를 개발하자”고 덧붙였다.
그레이스 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