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감리교회(UMC)와 미국 남침례교단(SBC) 견해차 보여…
텍사스주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될 수 있는 임신 6주 이후부터 낙태를 금지하는 심장 박동법(Fetal Heartbeat Bill)을 지난 9월 1일부터 시행했다. 미국은 현재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기인 임신 23~24주 이전에 낙태를 허용한다.
연합감리교회가 발표한 낙태에 관한 입장은 “산모와 출산 전 유아의 생명의 존엄성을 똑같이 인정하며 산모와 태아의 생명과 존엄성, 안위가 모두 소중하기에 낙태 찬성(Pro-choice)보다 낙태 반대(Pro-life)”의 입장을 취했다.
그렇지만, 전면적으로 낙태를 반대하는 텍사스주의 태아 심장 박동법과 달리, 연합감리교회는 산모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 및 태아가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심각한 기형 등의 경우에는 낙태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낙태율 감소를 위해 각 교회가 여성들에게 성교육과 피임 방법에 대해 교육시키고, 산모가 낙태를 결정하기 전에 기도로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분별력을 가지고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낙태를 전적으로 반대하는 미국 남침례교단(SBC)와는 다른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남침례교단은 지난 1976년 이후부터 ‘미국 내 합법화된 낙태 시술을 강력히 반대해왔다. 낙태 시술에 대한 연방자금 지원을 차단하는 ‘하이드 수정안’을 지지하고 있고 낙태 약물인 ‘RU 486’ 사용도 중지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미국 낙태 연구 및 정책 분석 단체 ‘구트마허 인스티튜트(Guttmacher Institute)’가 4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13개 주에서 낙태 시술 금지 8건을 포함한 61건의 낙태 제한법을 제정했고, 4월26일부터 29일까지에만 7개 주의 주지사들이 28개의 친생명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주간 동안 아이다호 주와 오클라호마 주는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시기(임신 6주)가 지나면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몬타나 주는 임신 20주가 지난 태아를 보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애리조나 주 더그 듀시(Doug Ducey) 주지사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태아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코로나 전염병 기간에 여성들이 우편을 통해 먹는 낙태약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결정에 대해 몬타나, 인디애나, 애리조나 주는 모두 화학적 낙태에 대한 제한 조치를 마련했다.
텍사스주만 시행되는 법인데, 왜 전 미국의 사회적 문제가 되는가?
현재 미국에서 50년 가까이 낙태를 허용하는 연방대법원의 판례가 뒤집힐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낙태권 옹호 단체들이 텍사스주의 심장 박동법의 시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5대4로 기각했다. 특히 심장박동법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계속 허용할지 결정하는 본안 심리가 예정된 상태에서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1970년 초까지만 해도 미국의 대부분의 주에서는 임산부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가 불법이었지만, 텍사스주 댈러스의 로(Roe)라는 여성이 강간을 통한 임신했으며 낙태를 요청했지만, 성폭행에 대한 경찰 보고가 없기에 거부당했다. 로라는 여성은 여성 변호사를 선임해, 텍사스주를 상대로 위헌소송을 제기한다. 결국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되었고, 1973년 1월 대법원은 7대2로 낙태 금지가 위헌이라고 결정을 내렸다. 이 판례는 그간 낙태를 금지하는 보수와 낙태를 옹호하는 진보 진영의 논쟁 대상이되어왔다.
올해 초 앨버트 모흘러 미국 남침례교신학대 총장은 팟캐스트 방송에서조지아주 첫 흑인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라파엘 워녹 애틀랜타 에벤에셀침례교회 목사가 SNS 계정에 “난 낙태를 찬성하는 목회자”라고 올린 발언을 지적하며 낙태에 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모흘러 목사는 “종교인들이 낙태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힐 순 있지만 적어도 신실한 기독교인이라면 그럴 수 없다”며 “아직 태어나지 않은 생명을 비롯한 모든 삶의 존엄성과 신성함을 지키는 게 신실한 기독교인으로서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대 기독교인은 1973년 대법원이 낙태를 허용하는 판결을 내린 뒤 미국교회가 친생명적 목소리로 결집됐던 것을 알아야 한다”며 “태아가 신의 창조물이라는 점, 낙태는 살인이라는 점, 하나님의 심판은 죄를 범한 이들을 향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인 산아제한 단체인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의 계열사였던 구트마허 연구소는 “친생명 법안의 범람은 번식 건강관리 및 권리에 대한 전례없는 위협으로 간주되어야 한다”며 “2021년은 낙태 권리 역사를 역행하는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친생명 단체 ‘수잔 B 앤소니 리스트’의 마조리 다넨펠저(Marjorie Dannenfelser) 회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 내 친생명법의 급증보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더 강력한 책망은 있을 수 없다”며 “주들은 전국적으로 낙태를 찬성하는 민주당원들과 대법원에 명백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들과 그들의 어머니가 법으로 보호되기 전까지는 낙태 반대 운동은 결코 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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