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동성 커플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결혼 전문 웹사이트 디자인 건으로 제기된 표현의 자유 관련 소송에서 동성 커플에게 서비스 제공을 거부한 웹 디자이너의 손을 들었다. 대법원은 이날 6대 3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앞서 콜로라도주에서 웹 디자이너로 일하는 로리 스미스는 공공 사업장에서 성적 지향성 등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는 주(州)법이 수정헌법 1조상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헌법 소원을 냈다.
콜로라도는 기업이 동성애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하며, 유사한 취지의 발언도 하지 못하도록 법을 규정한 바 있다.
기독교 신자인 스미스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 커플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싶지만 이런 서비스를 거부할 경우 주 법에 따라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며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워지는 상황 속에서 대법원에 판단을 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닐 고서치 대법관은 다수 의견에서 “수정 헌법 1조는 모든 사람이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가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말하는 그런 풍요로운 미국을 그리고 있다”며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는 우리의 가장 소중한 자유이며 미국을 강하게 유지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은 반대의견에서 “오늘 대법원은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체가 보호 계층에 대한 서비스 제공을 거절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부여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에서 어떤 사람도 자신이 누구인지, 또는 어떤 사람을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유만으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면서 “대법원의 실망스러운 판결은 이런 기본적 진리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결정이 LGBTQ+ 미국인에 대한 더 많은 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우려한다”면서 “정부는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연방법을 엄격하게 집행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협력할 것”이라고 공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