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회 신학생·목회자들, 이동환 목사 출교 반대 운동 나선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이철 감독회장) 소속 신학생·목회자들이 이동환 목사 출교 판결에 대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교단의 불법적인 재판과 성소수자 차별법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소수자 환대 목회를 펼쳐 온 이동환 목사를 출교하는 것은 감리교회 교리와 가치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향후 대규모 기도회 개최 등 조직적인 운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간담회는 12월 11일 서울 서대문구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에서 열렸다. 감리회 소속 목회자·신학생들을 중심으로 급하게 공지된 자리였지만, 이날 간담회에는 국내 및 해외 각지에서 온 목회자와 신학생 40여 명이 모였다. 12월 8일 경기연회 재판에서 출교 판결을 받은 이동환 목사도 자리했다. 

참가자들은 이동환 목사 출교 판결이 감리회 신앙 전통을 정면으로 훼손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동환 목사 변호인 황인근 목사는 “감리회 신앙고백은 ‘우리 교회의 회원이 되어 우리와 단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아무 교리적 시험을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의 중요한 요구는 예수 그리스도께 충성함과 그를 따르려고 결심하는 것이다’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동환 목사 재판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리교회의 기본 교리와 정신들을 위반했다”고 말했다. 

황인근 목사는 이동환 목사가 교단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았지만, 정작 재판 또한 재판법을 어긴 채 진행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는 “절차상 문제로 이미 무효가 된 재판이 고발 번호도 바꾸지 않은 채 다시 시작됐다. 만약 그렇다 치더라도, 감리회 재판법은 한 재판부가 45일 안에 재판을 진행하고 판결하게 돼 있기 때문에 이미 재판 기간이 도과했다”며 “가장 심각했던 것은 재판위원들의 온갖 혐오와 편견이 가득한 말이었다. 재판위원장은 재판 과정에서 이미 ‘이동환 목사가 법을 어겼고 그것은 죄’라고 예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감리회 소속 신학생·목회자들은 이번 판결이 감리교회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연회 한수현 목사는 “요즘 학생들은 학교에서부터 성소수자 인권 교육을 받는다. 반면 교회 내 교인 대다수는 60대 이상이고 젊은 사람은 거의 없다. 도대체 감리교회는 앞으로 어떻게 선교하고 교회를 유지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이건 이념이나 좌우의 문제가 아니다. 본인의 신념도 중요하지만, 교회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함께 연대하는 목회자 한 명쯤은 교단 안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목회자들도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연회 소속이라고 밝힌 한 목회자는 “우리 교회에는 성소수자 자녀를 둔 두 가정이 있었는데, 지난 4년 동안 한국과 미국연합감리교회에서 벌어지는 (성소수자 차별) 상황 때문에 크게 실망해 교회를 모두 떠났다. 자녀가 성 정체성을 고민하고 있거나 이를 커밍아웃해 함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하는 신앙인들은 더 이상 갈 교회가 없다. 울타리를 쳐 주고 같이 고민해 나갈 수 있는 목회적 토양과 싹마저 이런 법과 판결이 하나하나 죽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회나 재판부에 있는 분들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앞으로 미래 목회는 그분들이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은퇴하실 분들이 왜 이러한 위험한 결정들을 계속하고 있는 것인가. 감리교회의 미래를 위해 애쓰고 어떻게 선교와 목회를 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렇게 흔들어 놓으면, 젊은 목회자 후보생들이 계속 목회를 하겠다고 나설 수 있겠는가”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목회자는 이 일이 성소수자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며, 감리교회의 에큐메니컬 정신을 위축시키는 보수주의자들의 광풍에 저항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일은 단순히 동성애 문제와 관련한 한 목회자의 출교가 아니라, 수구적인 보수주의자들이 감리교회 안에 있는 진보적, 비판적, 예언자적 목소리를 다 쫓아내겠다고 하는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 이전에는 감리교인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말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하지 못하지 않나. 감리교회의 사회적 지위가 상실되고 퇴행적인 교단이라고 비판받는 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감리회의 진보적인 운동을 질식시키려고 하는 경향에 대해 단호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환 목사 출교 판결의 근거가 된 감리회 교리와장정 3조 8항을 삭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목회자는 “교리와장정 3조 8항 자체가 비복음적이다. 그리스도 사랑과 하나님나라 복음이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는 게 복음의 본질인데 이 법을 통해 깨고 있는 상황이다.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을 축복한 목회자에게 출교를 판결한다는 것 자체가 우리가 교회로서의 사명을 저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성소수자 차별법 폐기 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환 목사는 이 일을 계기로 감리회가 성소수자 차별법을 철폐하고, 성소수자를 환대하는 교단으로 나아가기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혼자 부딪혔는데 안 된 것 같다. 그러니 같이 해 주셨으면 한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10년 후 감리교회는 오히려 퇴행할 것이다. 한국 교단 중 최초로 동성애 차별법을 만든 감리회가 다시 최초로 차별법을 철폐하고 성소수자를 환대하는 교단으로서 나아가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마음을 함께 모아 달라. 그래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성소수자들에게도 안전한 교회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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